올해 여름 잦은 폭염특보가 예고된 가운데 서울 지역 지자체들이 무더위 대책 강화에 나섰다. 주거지 등의 냉방 사정이 좋지 않은 주민들과 이동노동자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총력전이다.
성동구는 9월 말까지 폭염 특보가 발령하는 날은 구청사 1층을 24시간 무더위 쉼터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인원이 몰리면 구청자 3층 대강당도 24시간 개방한다. 누구나 방문해 에어컨 바람을 쐬며 머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24시간 개방하는 것은 성동 지역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이다.
주택이 밀집된 마장동과 송정동 중심으로 민간 숙박시설을 활용한 폭염 안전숙소도 4곳에서 6곳으로 늘려 7~8월 운영한다. 안전숙소는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당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8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동주민센터에 연락하면 숙소를 배정받을 수 있다.
성동구 관계자는 “지역 내 가로변 버스정류소 52곳은 박스처럼 설치된 스마트쉼터가 설치돼 야외에서도 에어컨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며 “쉼터 설치가 어려운 버스정류소 120곳은 벤치를 쿨링의자로 바꿔 더위 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구의 경우 폭염특보 때 주민들에게 보내는 재난문자에 대피소 정보를 넣어 더위 피할 수 있는 장소를 함께 공지하기로 했다.
또 각 동에서 활동하는 자율방재단 30여명을 대상으로 폭염 행동 요령을 교육하고, ‘폭염 안심 꾸러미’를 제작했다. 뜨거운 햇빛을 가릴 수 있는 모자와 액체 전기 모기 퇴치기, 목에 거는 선풍기, 습기 제거제 등이 포함된 가방이다. 총 1300개의 꾸러미는 지역 내 취약 계층에 지급될 예정이다.
서울 시내 24개 노동자 지원시설에서는 지난 12일부터 배달·택배·대리기사 등 이동 노동자에게 생수를 무료로 배포 중이다.
올해로 3년째 롯데칠성음료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생수를 서울시가 센터·쉼터 등에 비치하는 것인데 이번에 준비된 생수는 역대 최대 규모인 10만병이다. 서초와 북창, 합정, 녹번 등에 있는 휴(休)이동노동자쉼터 4곳과 시립·구립 노동센터 20곳에서 1인당 하루 1병씩 제공된다.
생수가 담긴 아이스박스 위치는 생수나눔사업 홈페이지 ‘얼음물 지도’(www.watersharing.org)에서 확인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16일 청계천 장통교에서도 이동 노동자에게 생수 1000병을 지급한다. 햇빛을 가리기 위한 마스크와 체온을 낮추는 용품 등도 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택배기사 등을 위해 집 현관 앞에 생수를 놓아두는 나눔 챌린지를 다음 달 23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현관에 생수를 놓아둔 사진을 해시태그(#생수나눔, #생수응원, #힘내요 이동노동자)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100명에게 커피 쿠폰을 증정한다.
박재용 서울시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폭염에도 야외에서 일하는 이동 노동자들에게 생수 한병이 더위를 이기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