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전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역대 제3세력은 정치 불신을 비집고 등장했다. 늘 거대 양당 체제의 불만이 쌓이고 무당층이 증가한 전국선거 전에 깃발을 들었다. 지역·노선·보혁 사이의 정치 공간을 노린 것이다. 1996년 자유민주연합, 2002년 정몽준의 국민통합21, 2007년 창조한국당, 2016년 안철수의 국민의당 등이 대표적이다. 자민련은 그해 15대 총선에서 50석, 국민의당은 20대 총선에서 38석을 차지해 원내교섭단체 수준의 세력화에 성공했다.
내년 4월 22대 총선 앞에도 제3세력이 꿈틀거리고 있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으로 신당의 물꼬를 텄다. ‘오는 9월 발족, 수도권 중심 30석’ 로드맵을 내놨다. 금 전 의원은 “정치 불신이 극에 달해 국민들은 새로운 구상을 갖고 있다. (신당은)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틀”로 갈 거라고 했다.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오는 26일 신당 창당 발기인대회를 연다. 일찌감치 현역 의원 가세설도 흘리고 있다. 여권 내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야권 내 호남 중진들은 호사가들이 불지피는 신당설에 고개를 젓고 있다.
제3신당이 겨누는 정치 공간은 ‘비여·비민주당’의 사잇길이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중도·무당층은 30%를 넘나들며 거대 양당 지지율과 엇비슷하다. 무당층이 ‘1당’으로 나올 때도 있다. 윤석열 정부 실정으로 이탈하거나, 제1야당 지지를 거부·유보한 제3의 유권자층이 어느 때보다 많다는 뜻이다. 여기엔 정당과 강성 당원들이 극단적으로 부딪치는 ‘진영 정치’에 대한 피로감도 깔려 있다.
정치에서 제3세력의 모험은 흔히 ‘죽음의 계곡’을 건너는 일로 비유된다. 대통령제·소선거구제에선 더욱 그렇다. 거여·거야의 양극화 정치가 제3세력의 창당 에너지가 됐지만, 뚜렷한 존재감 없이 양당제만 강화하고 끝난 명멸사가 많았다. 대선 주자급 인물이 앞장섰음에도 여야로 흩어진 국민의당·바른정당의 운명이 그랬다. 내년 총선이 ‘대선 연장전’으로 치달으면 제3세력 입지는 작거나 없을 수 있다. 여야의 실패·불만을 좇는 반사이익 정치는 한계도 분명하다. 매력적인 비전, 비전을 상징하는 얼굴,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제3정당이 아기장수 신화처럼 나타나는 총선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