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정용훈 교수 “우리 몸에서도 방사선 1초에 7000개 나와”

이두리 기자

국민의힘 ‘후쿠시마 오염수 안전 교육’

“티끌은 티끌, 피폭 큰 영향 주지 않아”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양자공학과 교수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양자공학과 교수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인간의 몸에서 1초에 7000개의 방사선이 나옵니다. 이렇게 앉아 계시면 서로 (방사선을) 주고받는 겁니다. 여기 모여 있는 게 굉장히 위험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가 20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안전한가’를 주제로 강연하던 도중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불안감을 비꼬며 이같이 말하자 의원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국민의힘 ‘우리바다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 위원인 정 교수는 강연의 대부분을 후쿠시마 오염수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상 전혀 없다고 설명하는 데에 할애했다.

우리바다지키기 검증 TF는 지난달 2일 국민의힘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국민 건강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야권의 각종 괴담·선동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꾸린 당내 특별위원회다.

앞서 우리바다지키기 검증 TF는 지난달 19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위험성이 과장됐다고 주장해 온 웨이드 앨리슨 옥스포드대학교 명예교수를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당시 앨리슨 교수는 “기회가 된다면 후쿠시마 물 1리터(ℓ)가 아니라 그 10배도 마실 수 있다” “후쿠시마 수산물은 한국의 수산물과 마찬가지다”라고 주장했다. 여당이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괴담으로 치부하며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유리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이를 희화화하는 듯한 모습은 책임감 있는 여당의 태도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정 교수는 이날 다양한 예시를 통해 후쿠시마 오염수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그는 “삼중수소는 결국 물인데, 물에서 물을 거를 수 없기 때문에 삼중수소를 필터로 거를 순 없다”면서 “소금은 물을 증발시켜 얻는 건데, 삼중수소는 물이기 때문에 소금에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정 교수가 “10m만 높은 곳으로 이사를 하면 1년에 1마이크로시버트(μ㏜)의 방사선에 추가 피폭된다. 우주로부터 날아오는 무지막지한 방사선을 윗공기가 막아주고 있는데, 내가 키가 조금만 크면 바로 (방사선에) 두들겨 맞는 것”이라고 설명하자 좌중에선 또다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정 교수는 “일 년에 비를 통해 동해에 떨어지는 삼중수소가 5g 정도인데, 지금 살아계신 분들이 수십 년간 그걸 먹어왔을 테지만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영향이) 미미하더라도 장기간 피폭당하면 위험하지 않느냐, 티끌 모아 태산 아니냐고 하는데 티끌은 모아도 티끌이다. 장기간 적은 양에 피폭된다고 해서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그렇게 안전하면 일본에 보관하라는 주장은 무의미한 논쟁”이라며 “어디에 보관하든 결국 바다로 가게 돼 있지만 그 경로를 추적하기가 어렵다. 바다에 방류하면 우리가 감시하기도 좋고, 바닷물 채취를 해서 측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오염수를 먹으라고 하면 먹겠다. 하지만 먹어봤자 위험성에 대한 증명이 되지 않고 ‘독한 놈, 그걸 먹네’라는 반응이 나올 뿐이라 무의미하다”라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 앞서 윤재옥 원내대표는 “(오늘 강연이) 더불어민주당이 생산하고 유포하는 괴담을 무찌르고 국민의 불안을 불식시키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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