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불황이 길어지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공제 제도인 ‘노란우산’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1∼5월 폐업에 따라 지급한 공제금 건수가 4만8000건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3% 늘었다. 폐업 공제금 지급액수도 5549억원으로 전년 대비 66.4% 증가했다. 노란우산에 가입한 자영업자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고 은행 대출로 연명하는 자영업자가 수백만명에 이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전체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19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대출 금융기관이나 상품 수가 3개 이상인 다중채무 비중은 70.6%(720조3000억원), 다중채무 자영업자는 173만명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오는 9월로 코로나19 관련 금융 지원이 종료된다는 점이다. 단기간에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자영업자의 연쇄 파산과 그로 인한 금융 혼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 복지 안전망이 촘촘하지 않은 한국에서 자영업자의 도산은 그 자체로도 엄청난 사회문제를 야기한다.
경기가 회복 국면에 진입할 때까지 자영업자들이 숨을 쉴 수 있도록 만기 연장 등 금융 지원을 늘리고, 옥석을 가려 채무를 조정해줄 필요가 있다. 작년보다 40% 가까이 오른 전기요금도 음식점이나 PC방 업주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정부가 지원하기로 한 에너지 취약계층에 이들 자영업자들을 포함시키고, 식당이나 숙박업소 등에 부과하는 전기요금을 공장처럼 저렴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한국은 자영업자가 전체 취업자의 4분의 1로 주요 선진국의 2배에 이른다. 최근 들어서는 종업원을 한 명도 고용하지 못한 ‘사장 겸 직원’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올 4월 현재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는 1년 전보다 5만6000명(1.3%) 늘어난 429만8000명이다. 전체 자영업자의 75.2%로, 2018년 4월(71.3%)과 비교하면 5년 새 3.9%포인트 늘었다. 이들의 상당수는 제조업 퇴직자나 구직에 실패한 청년들이다. 궁여지책으로 ‘1인 창업’에 나선 사람도 많은데 진입 장벽이 낮은 만큼 퇴출도 빠르다. 식당이나 숙박업은 창업 후 1년 생존율이 50%대에 불과하다. 결국 최고의 자영업자 대책은 일자리 창출과 중장기적 구조개혁을 통해 자영업자를 한 명이라도 줄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