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연 수입 200억 강사 공정한가···범죄, 사회악”

문광호 기자

국민의힘, 연일 사교육계와 일타 강사 때리기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21일 “일부 (학원)강사들의 연수입이 100억원, 200억원 가는 것을 공정한 시장가격이라고 볼 수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여당 차원에서 사교육계와 이른바 고소득 ‘일타’ 강사들에게 날을 세운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출제 방향과 관련된 발언으로 논란이 가중되자 사교육 때리기로 여론을 반전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장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에 출연해 “초과이윤이 있을 때는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강사들의 연소득이 100억원, 200억원 갈 때는 창의적으로 사업을 해서 좋은 제품을 만들어 파는 사업가와는 다르다. 어찌 보면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나 마찬가지인데, 무엇이겠나”라고 주장했다. 이 총장은 “남이 갖고 있지 않은 그걸 가지고 초과이윤을 갖고 파는 것 아닌가”라며 “그런 잘못된 시장을 바로잡아 주는 것이 정부가 당연히 할 일이 아니겠나”라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전날 이준석 전 대표가 정부·여당이 강사들을 막무가내로 악마화한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경쟁이 법 테두리 내의 경쟁이어야지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주면서 피해를 바탕으로 해서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것, 초과이익을 취하는 것은 범죄이자 사회악”이라며 “이걸 비호하는 사람의 생각이 뭔지는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 총장은 윤 대통령의 발언으로 인한 교육계의 혼란도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과영역 내에 있는 문제를 출제해야 된다는 게 정부와 대통령의 생각이고 이것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니까 질책을 하고 바로잡으라는 것”이라며 “제도를 바꾸는 것은 시간을 둬야 하지만 이 킬러문항 없애라는 게 제도를 바꾸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걸 고치는데 이게 무슨 혼란이 오나. 혼란이 올 것 없다”며 “99% 대다수의 학생들이 배우지 못하는 영역에서 나오는 문제를 출제하지 않는다고 해서 누가 피해를 보나. 이걸 바로잡자는 건데 이걸 시간 두자고 하나”라고 말했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학부모님들이 걱정하신 것만큼의 그런 차질이나 걱정하시는 일은 이번 수능을 앞두고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도 비판만 할 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 사교육 시장이 26조원까지 늘어나는 것을 좀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 건설적인 토론을 하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정 일타 강사들이 1년에 수십억원도 아니고 수백억원을 버는 현재 구조, 교육 체계가 과연 정당하고 제대로 된 것이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대안을 찾아가는 게 정치권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사교육 시장이 너무 커지면 공교육 신뢰뿐만 아니라 부모의 경제적인 지위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돈이 많은 집의 아이들이 더 좋은 더 많은 사교육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라며 “사교육 시장 규모가 줄게 되면 본인들의 입지와 경제적인 이익이 저해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은 대통령의 발언이 굉장히 못마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사교육 카르텔 혁파’에 발목을 잡는다고 역공을 펼쳤다. 윤희석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우리나라의 사교육 시장은 그 규모와 영향력이 비정상적으로 커져 미래 성장 잠재력을 저해하고 있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수능에서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초고난도 문항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해놓고도 윤석열 정부가 이를 추진한다고 하니 ‘묻지마 반대’를 하며 또다시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당 지도부의 강사들에 대한 비판이 단편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 총장의 발언과 관련해 “초과이익이 범죄라는 정책의 방향성을 수립하려면 정당은 책임있게 나서야 한다”며 “누군가가 카카오톡 이모티콘샵에서 3000원짜리 이모티콘을 팔아 대박이 나서 100억원을 벌면 이것도 초과이익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단편적인 ‘실드’(옹호)를 위해 모르는 걸 자꾸 이야기 하지 말자”며 “(국민의힘이) 야당 시절 문재인 정부를 타박하듯이 카르텔 소리 하고 있으면 정권과 여당이 무능을 의심받는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일 SNS에서는 “사교육 업계에서 강사들이 고소득자라고 공격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보수가 해야될 일이 아니다”라며 “그들은 정해진 법의 테두리 내에서 그냥 영리활동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Today`s HOT
타이둥현 군 기지를 시찰하는 라이칭 테 대만 총통 세계 지도자 평화와 화합 콘서트의 홍타오 박사 베를린 국제 영화제 위한 곰 트로피 제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주현절을 맞이한 리투아니아의 풍경 중국의 춘절을 맞이하는 각 나라들의 모습
1월이 가장 더운 파라과이, 개울에서 더위 식히는 사람들 가자-이스라엘 휴전 합의, 석방된 팔레스타인 사람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전 날 열린 승리 집회 러시아의 베로니카 꺾고 8강 진출, 우크라이나의 엘리나 인도 벵갈루루에서 열린 이색 축제 '코믹콘' 인도 공화국의 날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