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는 강단에서 은퇴한 날 갑자기 모험을 떠나야 할 운명에 놓인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1969년, 세계 곳곳의 유적 발굴 현장을 누볐던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는 다소 쓸쓸한 노년을 맞았다. 한때 그는 열정적인 학생들 앞에서 강의를 했고, ‘미남 교수’인 만큼 수업 중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윙크를 받기도 했다. 이제는 아무도 그의 수업은 물론 그에게도 관심이 없다. 아래층 힙스터 청년은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 평온한 그의 아침을 깨우고, 아내의 이혼 요구는 그의 머리를 지끈거리게 한다. 그는 지역 대학에서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소소한 은퇴 파티를 받는다. 존스는 은퇴 선물을 길거리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리고 홀로 위스키를 마시러 바에 들른다.
그곳에 존스를 만나러 대녀 헬레나 쇼(피비 월러 브리지)가 찾아온다. 헬레나는 1944년 독일군이 유물을 탈취해 수송하던 열차에 함께 탔던 고고학자 바질 쇼(토비 존스)의 딸이다. 존스와 바질은 열차에서 ‘안티키테라’라는 유물의 반쪽을 손에 넣는다. 이 유물을 탐내던 독일인 물리학자 위르겐 폴러(매즈 미컬슨)는 안티키테라의 나머지 반쪽을 찾으면 시간의 틈을 찾아내 과거나 미래로 이동할 수 있다고 믿었다. 헬레나는 이 유물을 연구하고 있다며 존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존스가 안티키테라의 반쪽을 헬레나에게 보여주는 순간, 25년간 안티키테라의 존재를 쫓던 폴러 일당이 나타난다.
15년 만에 만들어진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마지막 편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은 먼지 쌓인 물건처럼 지내던 존스를 세상 밖으로 끌어낸다. 영화의 배경인 1969년은 미국과 소련이 서로 과학기술을 자랑하며 우주로 로켓을 쏘아 올리던 때다. 존스는 미국이 달로 유인우주선 아폴로 11호를 보낸 날, 은퇴를 하고 헬레나를 만난다. 폴러 일당과 존스는 빨간색, 파란색, 흰색 등 미국 국기의 상징색 리본들이 나부끼는 거리에서 쫓고 쫓긴다. 결국 안티키테라를 잃어버린 존스는 안티키테라를 되찾고 폴러 일당의 계획을 막기 위해 모험을 떠나야만 한다. 영화는 이제는 쉬고 싶은 존스에게 캐릭터의 상징인 페도라와 채찍을 돌려주며 등을 떠민다. 시리즈 전편부터 출연했던 오랜 친구들이 등장해 응원을 건넨다.

헬레나(피비 월러 브리지)는 안티키테라를 훔쳐 모로코 암시장에 팔려고 한다. 존스(해리슨 포드)는 이를 저지하고 헬레나의 진짜 속내를 알고자 한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헬레나(피비 월러 브리지)와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는 아르키메데스가 만든 ‘안티키테라’를 지키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시리즈 특유의 따뜻한 유머, 화려한 액션은 여전하다. 해리슨 포드는 81세의 나이로 목숨이 간당간당한 상황에서 살아남는 쫄깃쫄깃한 액션을 선보인다. 1944년 젊은 존스의 모습은 포드가 직접 연기한 뒤 얼굴을 교체하는 기술(ILM Face Swap)을 사용해 만들어냈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들어 온 전편의 시리즈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제국주의적인 색깔은 덜어냈다. 이번 영화에 존스가 다른 나라에 가서 유적을 파헤치는 장면은 없다. 존스의 역할을 이어받을 것으로 기대됐던 헬레나의 역할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상영시간은 154분이다. 2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