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민생특별위원 활동 중 합류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 준비모임 대변인으로 임명된 곽대중 국민의힘 민생특별위원회(민생119) 위원은 26일 “‘노동조합(노조) 때리기’ 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비판 목소리를 냈다. 노조 일부 인사의 부패는 문제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조 전체를 적대시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곽 대변인은 국민의힘 민생119 지역경제 소상공인 민생 분과 위원으로 그간 자영업자의 현실을 여당에 전하고 정책 개선을 논의해 왔다. 현직 편의점 점주이지만 노동자와 자영업자를 갈등 관계로만 묘사하는 건 “잘못 그은 전선”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여당이 자영업 대책도, 노동개혁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인식이다.
곽 대변인은 이날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 준비모임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성찰과 모색)에 대변인으로 합류했다. 당분간은 민생119 활동도 병행할 것이라고 했다. 곽 대변인은 대변인 임명 이튿날인 2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글을 올려 국민의힘 민생119 위원직을 사퇴한다고 전했다.
전남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그는 북한민주화네트워크 편집장과 데일리NK 논설실장 등을 지냈다. ‘봉달호’라는 필명으로 <매일 갑니다. 편의점>, < 셔터를 올리며> 등의 책을 냈고, 본명인 곽대중 이름으로는 <김종인 사용설명서> <우리에게 중국은 무엇인가> 등을 저서를 펴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민의힘 민생119에서 활동 중인데 ‘성찰과 모색’에 합류한 이유가 궁금하다.
“애초에 저는 국민의힘 당원이 아니고, 자영업자 지분으로 국민의힘에서 목소리를 냈을 뿐이다. 민생119 구성 자체가 처음부터 절반은 당원, 절반은 외부 영입 인사였다. 방금 전 (민생119 위원장인)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과 통화했는데, 그분도 ‘(민생119는) 초당적인 기구’라며 제가 계속 역할을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더라. ‘성찰과 모색’과 국민의힘 활동을 당분간 병행하려 한다. ‘성찰과 모색’이 추석 전 창당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일이 너무 바빠진다 싶으면 그때 조 의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나올 생각이다.”
-금 전 의원과 개인적 인연이 있었나.
“아니다. ‘성찰과 모색’이 그간 두 차례 포럼을 열었는데, 제가 모두 참석한 것이 인연이 됐다. 금 전 의원에 대한 개인적 호감은 있었다. 저는 평소 우리나라에 중심을 잡아주는, 새로운 정당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그렇게 만들어진 정당은 매번 선거용으로 쓰이고 나중엔 무너지더라. 금 전 의원은 기사를 통해 볼 때 그렇지 않을 거란 믿음이 있었고, 직접 만나보니 더 신뢰가 갔다. 마침 금 전 의원도 제게 대변인 역할을 추천하더라.”
-내부에서 본 국민의힘은 어땠나.
“저는 민생119에만 속해서 그런지, 당의 내부 깊숙한 사정까진 알지 못한다. 다만 당 정책위원회에서 하는 일이 있고, 최고위원회가 하는 일이 따로 있어서 민생119가 자체적으로 최종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폭이 좁다는 느낌은 들었다. 동시에 한 위원회가 모든 일을 다 맡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이해도 되더라. 제 나름대로는 그 안에서 이런저런 제안도 했고, 그 중 관철된 것도 있었다.”
곽 대변인은 국민의힘 민생119에서 지역경제 소상공인 민생 분과를 맡으며 여러 아이디어를 냈다. 편의점 프랜차이즈 모기업의 개별 지점 상대 전기요금 지원이 줄거나 중단된 현실을 거론하며 전기료 바우처 제공을 요청한 것이 한 예다. 최근 정부가 편의점 창에 부착된 반투명 시트지를 제거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도 그의 역할이 있었다. 외부 시트지는 편의점 내부의 담배 광고가 외부에서 보이지 않도록 기능했지만, 편의점 내외부 간 시야를 차단해 범죄 위험을 높이고 근무자들에게 폐쇄감을 안기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여당의 노동개혁 움직임은 어떻게 봤나.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한다는 등 논의는 자영업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이슈다.
“얼마 전(지난 14일) 민생119가 택배노조와 관련해 택배 종사자 간담회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저는 참석하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 정책이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특히 ‘노조 때리기’ 방식이 잘못됐다고 봤다. 일개 위원으로서 (당을) 시끄럽게 하고 싶지 않아 (민생119) 내부에서 의견만 냈다. ‘일부 검사의 문제를 가지고 검찰 전체가 잘못됐다고 말할 수 없지 않냐. 그런 논리라면 노조도 똑같은 거 아니냐’고 했다. 일부 노조의 부패는 분명히 바로잡아야 할 문제지만, 그렇다고 노조를 없애버리겠다는 식으로 나가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나. 그런 측면에서 (당과) 생각의 차이를 많이 느꼈다.”
-자영업자이신데 노조 의견에 동의한 건가.
“그런 식으로 전선을 긋는 게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자영업자는 재벌이 아니지 않나.”
-노동개혁이나 자영업자 관련 정책이나 여당과 정부에서 마땅히 괜찮은 게 안 보인다는 이야기인가.
“그렇다. 특히 노동문제는 큰 실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관련 법도 보니까 엉터리 같더라. 애초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 앉힌 것부터, 도대체 이 정부가 노동개혁을 하려는 건지 싸우려고 하는 건지 의문이다.”
-‘성찰과 모색’의 목표는.
“기성 정치인보다는 40대~50대, 나아가 20대까지 젊은 신인들을 중심으로 당 구성을 생각하고 있다. 누가 봐도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곽 대변인은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민생119에 이름은 올려두지만 회의에는 안 나오는 것이 좋겠다”는 조 의원의 문자를 공개하며 민생119 사퇴의 뜻을 밝혔다. 그는 “사람을 그렇게 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