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 최고 단계 난기류도 견딜 수 있어… 좌석벨트 착용이 가장 중요
하늘길 안전을 위협하는 난기류. 조종사는 왜 난기류를 피할 수 없을까. 난기류는 얼마나 위험할까.
난기류는 움직이는 방향과 속도, 온도가 일정하지 않은 공기 흐름이다. 성질이 다른 공기가 서로 부딪치면서 일종이 소용돌이가 발생하는데 비행기가 그 영향권에 들어가면 기체가 흔들리게 된다.
난기류에는 3가지 종류가 있다. 먼저 자연적 기압의 불안정으로 생기는 일반적인 난기류. 특정 모양의 구름이나 뇌우가 발생하는 곳에서 생기기 때문에 예측과 대처를 할 수 있다.

2005년 7월 난기류로 부상 당한 승객이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맑은 하늘에 생기는 청천난기류는 예측할 수 없다. 공기가 빠르고 좁게 흐르는 ‘제트기류’ 주변에서 많이 생기는데 수분이 없어 눈에 보이지 않고 비행기 기상레이더에도 잡히지 않는다.
1966년 3월 일본 나리타 공항을 출발한 보잉 707항공기가 후지산 상공에서 추락해 승객 전원이 사망한 사고 원인이 청천난기류였다. 설계 하중을 초과하는 난기류가 원인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 이후 맑은 날씨에도 강력한 난기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항공계에 알려졌고, 난기류에 관한 연구도 활발해졌다.
인위적 난기류도 있다. 다른 비행기에 의해 발생하는 항적난기류다. 앞서가는 비행기의 남은 기류와 움직임으로 발생하는데 비행기가 느리거나 클수록 더 심하다. 2001년 11월 12일 미국에서 발생해 265명이 사망한 항공기 추락 사고의 1차 원인이 항적난기류다.
난기류 강도는 4단계로 구분한다. 승객들에게 좌석 벨트 착용을 안내하는 정도의 라이트(light), 기내식 서비스가 중지되는 머더레이트(moderate), 일시적 제어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는 시비어 (severe), 심하게 흔들려 통제할 수 없고 기체 손상이 우려되는 익스트림(extreme) 단계 등이다.
우리가 흔히 만나는 난기류는 심해야 머더레이트 수준이다. 그 이상은 만날 가능성이 적고 설령 만나더라도 회복할 수 있는 여유 고도가 충분한 데다 현재는 익스트림 난기류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항공기가 제작돼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다만 기내 짐칸에 올려놓은 물건이 떨어지거나 이동 중 넘어지면서 다치는 사고는 종종 발생한다. 때문에 비행기가 난류 속을 비행할 때는 승무원이 안내하는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특히 좌석 벨트 착용은 필수이며, 어린이를 동반한 어른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