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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주한미군 장갑차 사망사고···대법 “국가도 10% 배상책임”

입력 2023.07.16 10:42

경기도 파주시에서 주한미군 스트라이커 장갑차가 이동하고 있다. 2023.3.15. 연합뉴스 (기사 내용과는 무관한 사진)

경기도 파주시에서 주한미군 스트라이커 장갑차가 이동하고 있다. 2023.3.15. 연합뉴스 (기사 내용과는 무관한 사진)

술에 취해 차를 운전하다 주한미군 장갑차를 뒤에서 들이받아 운전자 등 4명이 숨진 사고에서 한국 정부가 일부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삼성화재해상보험이 국가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2020년 경기 포천시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앞서가던 주한미군 장갑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음주운전을 한 운전자를 포함해 차에 타고 있던 4명이 모두 사망했다. 장갑차에 타고 있던 미군 1명은 경상을 입었다.

당시 운전자는 혈중알코올농도 0.193%의 만취 상태에서 시속 125㎞로 주행하다 사고를 냈다. 늦은 밤 비가 내린 데다 앞서가던 주한미군 장갑차도 불빛이 약한 한쪽 후미등만 켜고 있던 탓에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추돌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차량 보험사였던 삼성화재는 숨진 동승자 2명에 대해 총 2억48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한 뒤 국가를 상대로 보험금의 30%를 구상금으로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삼성화재는 주한미군 측에도 사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주한미군 구성원이 직무 수행 중 한국 정부 외 제3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한국 정부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

1심은 삼성화재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장갑차의 주의의무 위반은 인정되지만 사고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운전자가 만취 상태였고 브레이크를 밟은 흔적이 없는 점 등에 비춰보면 미군 장갑차가 미등을 설치하거나 호송 차량을 동반했더라도 사고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2심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사고 당시 비가 내리고 있었고, 전방 시가야 좋지 않았는데 장갑차 후미등은 왼쪽에만 설치된 데다 불빛이 약했다”며 “장갑차가 공공도로를 이동할 때 호송 차량을 동반해야 한다는 주한미군 규정도 어겼다”고 했다. 장갑차가 당시 도로에 있었음을 인식하기 어려웠던 만큼 국가가 일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고 차량 운전자 과실이 더 큰 점을 고려해 책임 비율은 10%로 제한했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이 사건 차량은 미군의 공용차량으로 2심이 자동차손해배상법을 적용한 것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SOFA 규정에 따라 주한미군 공용차량이 연루된 사고에서는 국가배상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주한미군 구성원에게 공무집행상 과실이 있고, 이 과실로 피해자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다”며 “국가는 국가배상법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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