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지난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동료 의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김남국 무소속 의원에서 시작한 가상자산(코인) 거래 의혹이 여야 국회의원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자문위)가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자진 신고한 의원 11명 중 최소 5명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해충돌 정황이 사실로 확인되면 징계 대상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윤리특위는 오는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 의원 징계안을 소위원회에 회부한다. 소위에서 자문위의 김 의원 제명 권고안에 대해 심사한 뒤 전체회의에서 징계 수위를 확정한다. 윤리특위 심사 속도에 따라 이르면 8월 임시국회에서 김 의원 징계안이 처리될 수도 있다.
윤리특위가 자문위 권고안을 수용해 김 의원에게 징계 최고 수위인 제명을 의결할지 주목된다. 당장 더불어민주당 윤리특위 위원들 사이에도 의견이 갈린다. 한 의원은 24일 통화에서 당 지지율 회복을 이유로 들며 “(권고안을) 따르지 않기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자문위 논의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돼야 한다”며 신중론을 표했다.
자진 신고한 의원 11명 중 상당수가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자문위 판단은 정치권에 파장을 낳았다. 국민의힘에선 권영세 통일부 장관, 김정재·이양수·유경준·이종성 의원 등 5명이, 민주당에선 김상희·김홍걸·전용기 의원 등 3명이 자진 신고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김남국·황보승희 무소속 의원도 포함됐다.
자문위는 27일 이후 이들의 거래 내역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 중 김홍걸 의원이 1억원 이상을, 권 장관과 이양수 의원은 수천만원 이상을 거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권 장관은 지난 3년여간 500회 이상 거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권 장관을 윤리특위에 제소하라고 요구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입법 관련 이해충돌 부분도 있고 금액이 상당히 크다. 업무시간에 거래가 있었다는 보도가 있어 종합해서 판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권 대변인은 고위전략회의를 마친 뒤 “국민의힘에서 하지 않으면 민주당이 제소할 계획”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에 대해선 진상조사단을 꾸려 실체를 파악하기로 했다.
권 장관은 전날 “젊은 세대들이 많이 한다기에 3000만~4000만원을 투자했다”며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상임위원회에 있을 때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윤리특위 국민의힘 간사인 이 의원이 간사직을 유지하는 게 맞는지 갑론을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권 대변인은 “(김남국 징계안을 심의하는) 1소위원장이 이 의원인데 코인 보유자로 밝혀져서 정리가 필요하다”며 “(김남국 의원 징계안 심의를) 1소위에서 할지 2소위에서 할지, 1소위원장을 바꿔서 진행할지 정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민주당 윤리특위 핵심 관계자도 27일 전체회의에서 이 의원 제척 여부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전날 “2020년 4월 3000만원을 산 뒤 2021년 5월에 다 팔았다”며 “2022년 가상자산 과세 유예 법안을 공동 발의할 때는 가상자산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선 가상자산에 투자한 의원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김 의원 징계안 처리가 보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의원 징계안만 단독으로 처리하기에는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MBC 라디오에서 “(자진 신고한) 다른 의원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같이 고려해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국회의원의 윤리와 관련해서 방향성을 먼저 잡아야 되지, 건건이 발생할 때마다 처리하는 것은 시급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윤리특위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추가로 드러난 10명과 김 의원 징계안 추진은 “별개”라고 밝혔다. 김 의원 징계안은 윤리특위 심사 일정에 맞춰 단독으로 우선 처리한다는 것이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권 장관 의혹과 관련해 “문제가 있다면 (김 의원과) 똑같은 방식의 도덕적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면서도 “김 의원의 (상임위 중 거래 등) 특수한 과정들은 보편적인 일반화와 같이 섞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권 장관의 거래가) 금액적인 측면에서 투기성 성격의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며 “중요한 것은 의정 활동을 한 시간, 혹은 장관으로 일하고 있었던 시간에 코인 투자를 했다면 지탄의 대상이 되는 건 맞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