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유쾌한 상상력으로 연결되는 선과 선…그 끝엔 달콤한 여름이 반긴다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유쾌한 상상력으로 연결되는 선과 선…그 끝엔 달콤한 여름이 반긴다

입력 2023.07.28 21:41

[그림책]유쾌한 상상력으로 연결되는 선과 선…그 끝엔 달콤한 여름이 반긴다

여름의 선
신성남 지음
향출판사 | 76쪽 | 1만9000원

여름은 어떤 빛깔일까. <여름의 선>에서 유월은 노랑, 칠월은 연두, 팔월은 초록이다. 작가는 싱그러운 자연의 색을 한가득 쏟아부은 종이 위에 곧은 선과 춤추는 선, 흔들리는 선을 긋는다.

[그림책]유쾌한 상상력으로 연결되는 선과 선…그 끝엔 달콤한 여름이 반긴다

노랗게 익은 유월 위로 하얀 직선이 주욱 그어진다. 하얀 선은 여름의 속살 같다. 선을 따라 이슬이 굴러가고 빗물이 흘러가고 개미가 기어간다. 그 길 어딘가에 앉은 당신에게 묻는다. “오늘은 개미, 지렁이를 얼마나 보았나요?” 무심코 지나쳤던 작은 생명에서 여름의 생동을 읽는다. 유월은 장마의 계절이다. 큰비가 온 뒤 농부는 다시 밭을 일구느라 땀방울을 흘린다. 고된 노동 뒤에는 수확의 기쁨을 알리는 휘파람 소리가 들린다. 여름의 배꼽에 열 개의 흰 줄이 모인다.

칠월은 바다가 마음을 여는 달이다. 연둣빛 바탕 위로 말 없는 여자와 날렵한 남자, 학교 가기 싫은 선생님, 등이 굽은 할머니, 멀리서 온 엄마와 두 아이, 길 잃은 택배기사가 저마다 손에 하얀 끈을 들고 와 나무 둥치에 맨다. 나무둥치는 한여름 지나가는 이들에게 그늘이 되어주던 시골 마을 초입의 당나무를 닮았다. 사람들은 마음을 묶고 날아오른다.

매미가 짝을 짓는 달 팔월은 초록 위에서 절정에 달한다. 물풀이 가득한 진초록색의 강을 배들이 가르고, 배들이 지난 자리는 검은 선이 구불구불 길을 낸다. 북소리 같은 매미들의 응원 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물고기가 놀라 흩어진다. 계절은 빨갛게 익어가는 시간으로 달려간다. 노를 젓는 일이 힘에 부치지만 조금만 더 힘을 내본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여름의 섬에 도착한다.

여름을 선으로 표현한 작가의 시적 상상력이 유쾌하다. 원색 위에 감각적으로 그린 그림이 무더위 속에서 만난 산들바람처럼 느껴진다. 소소한 풍경 속에서 예리하게 포착한 여름날의 심상이 재미있다. 알쏭달쏭한 ‘여름의 선’의 존재는 마지막 페이지에서 달콤하게 드러난다. 우울했던 장마도, 짜증 나던 무더위도 여름의 선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견디지 못할 날은 없을 것만 같다.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