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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안산’…관리 단체는 불구경

입력 2023.08.02 20:39

수정 2023.08.0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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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비리 뿌리 뽑히지 않는 이유

내년 입단 전제로 한 계약 이례적
예전에도 지역 유력인사 ‘연루설’
시 “철저 감사” 말뿐, 검찰 눈치만
프로축구연맹·축구협회도 ‘방관’

[축구판 블랙 커넥션] 바람 잘 날 없는 ‘안산’…관리 단체는 불구경

안산 축구단은 선수 스카우트 뒷돈 문제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임종헌 전 감독, 임 전 감독과 거래를 많이 한 에이전트 최모씨가 구속됐다. 전 대표이사 이모씨, 전 전력강화팀장 배모씨도 구속영장이 최근 청구됐다. 검찰은 “축구단이 조직적으로 비리를 저질렀는지 조금 더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이씨, 배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근거는 이들이 선수 2명을 안산에 입단시켜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것이다. 선수 2명 중 A씨 이야기를 검찰 수사 결과 등을 근거로 재구성해본다.

A씨는 에이전트 최씨에게 돈을 건넸다. 최씨는 대표이사, 전력강화팀장에게 현금과 귀중품을 줬다. 그런데 A씨는 어떤 이유인지 이번 시즌 안산에 가지 못했다. 대신 하부리그 구단으로 갔고 현재도 그곳에 있다. A씨가 내년에 안산으로 가기로 한 조건부 합의서 또는 계약서가 존재한다는 소문이 돈다. 안산 구단이 A씨를 당장 받기는 곤란하니까 내년에 받아주기로 했다는 뜻이다. A씨와 그의 부모, A씨의 입단을 에이전트에게 부탁한 스타 출신 지도자도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선수를 다음 시즌에 받아주기로 하고 미리 계약하는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물론 아주 훌륭한 선수, 다른 구단에 빼앗길 만한 대형 선수는 그럴 수 있다. 그런데 A씨는 그 정도 대어가 아니다. 안산이 왜 내년 입단을 전제로 합의서 또는 이면계약서를 썼는지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검찰이 에이전트를 압수수색하면서 이면계약서 뭉치를 발견했다. A씨처럼 내년에 안산으로 들어가기로 하고 합의서 또는 계약서를 쓴 선수들 이면계약서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 사전합의서, 이면계약서는 결재권을 가진 고위층 담합 없이는 불가능하다.

안산 직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 수사가 확대되면서 감독이 구속되고, 대표이사와 담당 팀장까지 추가로 구속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안산 구단에는 안산 관내 특정 학교 출신이 유독 많다. 이들은 사무국, 유스팀 등에 배치돼 있고 몇몇은 최근 구단에 사의를 밝혔다.

안산은 바람 잘 날 없는 구단이다. 구단 고위층 간 대화 녹취가 유출돼 언론에 보도되면서 논란이 발생했다. 선수 영입 과정에서 시의원, 지역 유력 인사 등이 연루된 의혹이 제기된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안산은 과거에 이면합의서를 체결한 게 들통나 프로축구연맹 징계도 받았다. 현재 안산 구단에는 스타 출신 지도자, 유명한 대중문화계 인사 등의 아들들이 있다.

안산시는 구단에 대한 철저한 감사 실시를 검토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구단 고위층에 대한 임명권자인 구단주 이민근 안산시장은 아무 말이 없다. 감독, 대표이사가 줄줄이 구속되는 상황에서도 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도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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