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수도권 위기론’ 제시
“대통령 지지율, 정부 견제 지표 안좋다”
“당 흔드는 것 아니다” 확전은 경계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지난 5월1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윤상현 의원(오른쪽)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은 이철규 사무총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중진 윤상현 의원이 연일 당의 총선 수도권 위기론을 제기하고 있다. 22일엔 “만약 배가 좌초되고 잘못되면 가장 먼저 희생되는 사람은 영남권, 강원권 의원이 아니다. 수도권 의원들”이라고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당내 친윤석열계에선 “본인의 위기를 당 전체로 확대해석하는 노이즈 마케팅”이란 비판이 나왔다.
윤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윤 의원은 수도권 위기론에 대해 “저는 정말로 위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 21대 총선 때 두드러진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인데 대통령 지지율이 57~59%까지 갔다. 당 지지율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통령 지지율”이라며 “또 중요한 것이 민주당을 찍어서 윤석열 정부를 견제할 것이냐, 아니면 윤석열 정부를 지지해 줄 것이냐는 것인데, 두 가지 지표가 안 좋다”고 위기론의 근거를 제시했다.
인천에 지역구를 둔 윤 의원은 지난 3·8 전당대회 때 영남권 지도부로는 내년 총선 승리하기 어렵다면서 안철수 의원과 함께 수도권 대표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지도부를 흔들려고 하는 건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누가 배를 좌초시키려고 하겠나. 저 자신이 죽는 길”이라며 “배가 잘 나가기 위한 충언”이라고 했다. 앞서 당의 공천 업무를 총괄하는 이철규 사무총장이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 “배를 침몰시키려는 승객을 어떻게 누가 태우려고 하겠나”라며 “함께 항해하는 데 멀쩡한 배에서 노를 거꾸로 젓고, 구멍이나 내는 승객은 승선할 수 없다”고 경고한 후 이 말이 윤 의원을 지목한 것으로 해석되는 것에 대한 해명이다.
당내에선 특히 윤 의원이 지난 10일 KBS <더 라이브>에 나와 “국민의힘에는 암이 큰 덩어리가 두세 개 있다. 그 큰 암을 치료하기가 되게 힘들다”고 말한 점이 이 총장을 분노하게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윤 의원이 전날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이 총장의 의총 발언을 당의 위기를 배의 침몰에 비유하고, 승선 발언이 공천을 연상 시켜 적절치 않다고 비판하면서 둘의 갈등이 커지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이 총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제 발언이 일부 왜곡된 게 있다. ‘승선을 못한다’가 아니라 ‘같이 배를 타고 나가는 사람들이 그러면 안 된다’는 이야기”라고 진화에 나섰다. 윤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같이 배를 타고 있는 사람들이 같이 잘하자는 의미니까 저도 그렇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친윤계에선 윤 의원의 주장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김정재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본인의 위기를 당 전체의 위기로 확대해석하려는 면이 없지 않아 있다”며 “‘관종’ 정치인은 언론에서 멀어지면 위기의식을 많이 느낀다. 본인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당 내부의 분열 상황을 의도적으로 보이는, 지도부의 평가를 저하시키는 듯한 모습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