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 해저터널 통해 방류
17일간 7800t씩 네 차례 진행
폐로 일정 불분명·방류량 깜깜
중국 등 주변국들 불안감 ‘최고’
삼중수소 농도 오늘부터 공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했다. 일본 정부의 위험한 구상이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되면서 주변국들의 불안감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NHK 등은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이날 오후 1시3분 해수 이송 펌프를 가동해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방류 작업은 원전 부지 내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를 바닷물에 희석한 뒤, 약 1㎞ 길이의 해저터널을 통해 원전 앞바다에 내보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오염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친 것이지만 삼중수소나 탄소14 등의 핵종이 남아 문제로 지적돼 왔다. 도쿄전력은 희석을 통해 삼중수소 농도를 일본 규제 기준의 40분의 1인 ℓ당 1500베크렐(㏃) 미만으로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도쿄전력은 하루 약 460t의 오염수를 희석해 방류하는 작업을 17일간 진행해 총 7800t을 일차적으로 내보낸 뒤 설비를 점검하면서 같은 방식으로 7800t씩 세 차례 추가 방류할 계획이다. 내년 3월까지 총 3만1200t가량의 오염수가 방류되는데, 현재 원전 설비에 고여 있는 오염수 약 134만t의 2.3% 수준이다.
도쿄전력은 오염수 완전 방류에 최소 30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지만 폐로 일정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실제 방류가 언제 끝날지는 알 수가 없다. 내년 4월 이후 방류할 양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제사회는 오염수 내 삼중수소 농도가 일본 정부의 약속대로 규제치 아래로 유지될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원전 부지 내 각 탱크에 담긴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는 차이가 있으며, 시간이 갈수록 삼중수소 농도가 높은 오염수가 방류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안전성 확보를 위해 원전 주변 해역 100곳 이상에서 삼중수소 농도를 측정해 25일부터 공표한다고 밝혔다. 수산청은 향후 한 달간 매일 원전 인근 바다에서 잡은 광어 등을 대상으로 방사성 물질 함유량을 조사해 발표할 예정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도쿄전력으로부터 오염수 수량과 삼중수소 농도 등 자료를 받아 웹사이트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오염수가 과학적 기준과 국제적 절차에 따라 처리·방류된다면 국민 여러분께서 과도하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다”면서 “지금 우리 국민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것은 과학에 근거하지 않은 가짜뉴스와 정치적 이득을 위한 허위선동”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