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건 당국이 현재 중독 위험이 가장 큰 마약류로 분류돼있는 대마를 덜 위험한 마약류로 재분류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미국 연방정부 차원에서 대마가 합법화될지 이목이 쏠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건인적서비스부(HHS)는 30일(현지시간) 마약단속국(DEA)에 대마의 법적 마약류 등급을 낮출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현재 대마는 헤로인, LSD, 엑스터시 등과 함께 중독 위험이 가장 크고 의료용으로 허가되지 않는 1등급 마약류에 속해 있다. 마약단속국은 마약을 중독·남용 위험과 의료 효과에 따라 5등급으로 분류한다.
HHS는 대마의 중독 가능성을 보통 또는 낮음으로 재평가해 케타민(마취성 물질)과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 등과 같은 3등급으로 분류할 것을 권고했다.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HHS와 법무부 등 관련 부처에 대마의 마약류 등급 재검토를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HHS는 대마에 대한 과학·의료 평가를 수행했으며, 그 결과를 관련법상 마약 등급 분류의 최종 권한을 가진 마약단속국에 전달했다. 마약단속국은 이를 토대로 검토를 시작해 등급 하향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현재 미국에서는 거의 40개 주에서 대마를 어떤 형태로든 합법화했지만, 나머지 주와 연방정부 차원에서는 여전히 완전 불법이다.
연방정부가 대마의 마약류 등급을 낮추면 대마 판매 기업은 미국 주요 증시에 상장할 수 있게 된다. 또 대마가 이미 합법화된 캐나다 등의 외국 기업이 미국에서 대마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되는 등 합법화로 가는 길이 폭넓게 열리게 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는 대다수 미국인의 지지를 받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