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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도 7월의 그날, 이곳에 멈춰 서서 널 그리워해”

입력 2023.09.04 17:46

수정 2023.09.0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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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초등교사 49재 추모제…분노는 여전

이주호 “7월18일, 사회 전체에 경종 울린 날”

조희연 “학교와 선생님 없이는 미래도 없다”

‘교사 징계’ 방침 이주호 부총리에 비난 목소리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숨진 채 발견된 교사의 49재 일인 4일 교사의 교실 책상 위에 화환이 놓여 있다. 김창길 기자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숨진 채 발견된 교사의 49재 일인 4일 교사의 교실 책상 위에 화환이 놓여 있다. 김창길 기자

지난 7월18일 1학년 담임교사가 숨진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고인의 49재에 맞춰 4일 서울시교육청 주최 추모제가 열렸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정성국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전희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과 고인의 학교 선후배, 일반 시민 등 140여명이 참석했다.

숨진 교사의 추모 영상으로 시작된 추모제에는 내내 비통함이 흘렀다. 편지를 낭독하기 위해 단상 앞에 선 동료교사는 몇 초간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다. 그가 “우리는 아직도 7월의 그날 이곳에서 멈춰 서서 널 그리워하고 있어”라는 대목을 읽자 강당 곳곳에서는 흐느끼는 소리가 흘렀다. 숨진 교사의 대학 후배도 “저번 달까지만 해도 왜 하필 언니였어야 했나, 언니는 이미 없는데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왜 꼭 누가 죽고 다쳐야 개선되고 뭔가 부랴부랴 바뀌려고 할까, 바뀌긴 할까 절망적인 마음만 들었다. 그렇지만 언니가 살아 있었다면 언니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힘을 모았을 것이니 저희도 더 노력하겠다”라고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이주호 장관은 “소중한 딸을 사무치게 그리워하고 계실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한다”로 추모사를 시작 한 뒤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이 부총리는 “지난 7월18일은 교육계는 물론 우리 사회 전체에 경종을 울린 날”이라며 “이날을 통해 그동안 선생님들께서 겪으셨을 상처가 얼마나 크고 깊은지, 그리고 학교와 교실이 얼마나 큰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무너진 교권에 대한 선생님들의 목소리를 외면해 온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되돌아본다”라고 말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이 부총리가 추모사를 하는 동안 등을 보이고 돌아 앉아 ‘공교육 정상화’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경기지역 23년차 박준형 교사는 “지금까지 추모행사 하면 징계하겠다고 하다 마치 교사 아픔 이해하겠다는 듯이 말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그런 추모에 대해서는 공감할 수 없다는 답변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학교와 선생님 없이는 우리 사회의 미래도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종종 잊었다”라며 “안전하고 평화로운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정당하게 가르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의 전문가는 바로 선생님”이라며 “이토록 당연한 사실이 결코 의심받지 않는 교실이 되도록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4일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열린 사망 교사 49재 추모식을 마친 후 교문을 나서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차량을 향해 ‘교사징계철회’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창길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4일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열린 사망 교사 49재 추모식을 마친 후 교문을 나서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차량을 향해 ‘교사징계철회’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창길 기자

이 부총리와 조 교육감이 추모를 끝내고 나오자 일부 추모객들은 “사과하라” “반성하라”고 외쳤다. 한 교사가 “(교사들을 징계하겠다고) 뱉은 말에 책임질 거냐, 왜 추모하는데 저희가 징계를 받아야 하나”고 물었으나 이 부총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계속되는 징계 관련 질문에 조희연 교육감은 “내일(5일) 입장 설명이 있을 테고, 나중에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논의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몇몇 추모객들은 이 부총리와 조 교육감이 학교를 빠져나갈 때까지 길을 막아서며 비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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