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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자크 루소와 양버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킬러문항’이 논란이 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학군의 주택 시세에 영향을 끼친다거나, 사교육 과열에 대한 외국의 보도까지 이어졌다. 교육 문제는 사회 전체에 파장이 큰 초미의 관심사다. 교육과 사회 이론의 대표주자 장 자크 루소에게도 교육은 어려운 문제였다. <에밀>로 교육의 이상을 제시한 그도 정작 자식들은 보육원으로 보냈으니 말이다. 동서고금 난제 중의 난제가 교육 아니겠는가.

오랫동안 인문학 연구와 저술에 몰두했던 루소는 나이 50이 넘어 식물학에 매료됐다. 그에게 식물은 인간과 사회, 자연과 문명을 해석하려는 지향점이었다. 그는 마지막 저술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에서 한 장(章)을 할애해 식물학의 의미를 설명했다. 식물학에 빠져든 계기는 스웨덴의 자연과학자 칼 폰 린네 덕분이다. 그는 린네의 <자연의 체계>라는 책을 끼고 살았다. 산책길에도 반드시 이 책과 돋보기를 지참했다.

식물에 열광했던 루소는 급기야 자신이 ‘어느 날 아침, 식물이 될 것’이라고 지인에게 공표했다. 또한 직접 식물도감을 만들고, 들르세르 부인과 그 딸을 위한 식물 해설 편지를 쓰기도 했다. 이 편지들은 나중에 <식물학적 요소에 관한 편지들>(한국에서는 <루소의 식물 사랑>이라고 번역)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돼 식물학 입문서로 널리 쓰였다. 식물에 대한 그의 관심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는 효용성까지 확장되었으니, 요즘 대세인 자연 치유(숲 치유)의 선구자였던 셈이다. 그는 정원에서도 자연주의를 선호했다. 당시에 유행하던 토피아리도 ‘식물에 가하는 고문’이라 비판하며 자연스레 자라는 식물의 자유 의지를 강조했다.

루소는 생을 마감하기 얼마 전, 자신을 존경하던 지라르댕의 에름농빌의 별장에 기거했다. 그곳은 지라르댕이 루소의 <신 엘로이즈>에서 영감을 얻어 조성한 별장이었다. 루소가 사망하자 지라르댕은 연못가 섬에 그의 무덤을 조성하고 주변에 양버들을 심었다. 양버들은 원기둥 모양의 길쭉한 형상으로 자라나 어딘지 모르게 우울하고 고독한 감성적 풍경을 연출한다. 지라르댕은 그런 양버들에서 고적한 루소의 모습을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양버들이 내려다보는 그의 무덤은 유명해져 많은 화가의 모티브가 되었다.

스스로 ‘식물이 되리라’고 다짐했던 노마드 철학자 루소. 평생을 부초처럼 떠돌다 정말 부초가 된 것일까. 그의 유해는 파리 팡테옹으로 다시 옮겨져 생전에 앙숙처럼 지내던 볼테르 곁에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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