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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틀려서 다행이다

입력 2023.09.06 20:25

나는 초등교사 커뮤니티에 9월4일 ‘공교육 멈춤의 날’ 제안이 올라왔을 때 잘못된 방안이라 생각했다. 교사들의 토요일 집회에 5만명이 모이고 학부모와 언론도 호의적인 이 기간을 오래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교사들이 안전하게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다양한 법안을 여야가 협력해서 만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홍인기 교육정책 비평가

홍인기 교육정책 비평가

9월4일 교사들의 행동으로 교육부의 징계 국면으로 시작되면 모든 집회의 구호는 ‘안전한 교실’에서 ‘교사 징계 반대’로 전환되리라 생각했다. ‘교사 징계 반대’ 구호는 반정부 시위가 되고 보수언론이 교사들과 반대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 생각했다. 학부모의 여론이 분열되고, 행동한 교원과 행동에 참여한 교원이 나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꼭 해야 한다면 학교별로 학교 구성원들이 협의해서 재량휴업일을 운영하기를 바랐다.

한편으로는 9월4일 집회를 주도하는 선생님들이 집회를 포기하기를 바랐다. 9월4일 집회의 첫 번째 운영진이 해체되고, 두 번째 집회 운영진이 8월27일쯤 해체를 선언했을 때 감사했다. 집회가 없으니 교사들의 추모 행동은 줄어들거나 소수의 교사가 행동으로 옮길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8월27일 교육부가 내놓은 보도자료는 교사들 마음에 기름을 부었다. 8월27일 교육부가 내놓은 보도자료 제목은 ‘9·4 불법 집단행동,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이다. ‘법과 원칙’이라는 말을 두 번 사용했다. 9월4일 재량휴업을 결정한 교장은 ‘최대 파면·해임의 징계까지 가능하고, 형법 제123조의 직권남용으로 형사고발 가능’하다고 엄포를 놓았다.

연가나 병가를 사용한 교사와 승인한 교장에 대해서도 ‘국가공무원법 제78조 등에 따라 최대 파면·해임의 징계가 가능하며, 동법 제66조 제1항을 위반한 우회 파업에 해당하므로 형사고발 가능’하다고 했다. 교사와 교장들은 이날 교육부 보도자료를 겁박으로 느꼈다.

8월28일 월요일 교육부의 엄포로 많은 학교가 재량휴업을 포기했지만, 출근하지 않겠다는 교사의 수는 오히려 많아졌다. 친구와 선후배를 잃은 젊은 교사들의 미안한 마음은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었다. 남의 일이 아니라 교실에서 모든 교사가 같이 겪었던 일들이다. 젊은 교사들이 행동을 결심했는데 선배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내 생각이 첫 번째 틀리는 순간이었다.

많은 학교에서 가정통신문이나 학급별 메신저를 통해 9월4일 학사 운영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을 가능성을 알렸다. 많은 학부모가 현장 체험학습을 신청해 자녀를 등교시키지 않음으로 교사들의 행동을 도왔다. 내 생각이 두 번째 틀리는 순간이었다. 한 교사단체가 8월30일 오후 7시에서 9월1일 오후 2시30분까지 실시한 교사 징계 관련 설문조사에는 학생 2만1006명, 학부모 9만1723명, 일반 시민 21만1275명, 총 32만4004명이 응답했다. 응답자의 숫자도 놀랍지만, 응답 결과도 놀라운데 응답자의 96%(31만1590명)가 교사 징계는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9월2일 국회 앞에 주최 쪽 추산 30만명이 모였다. 2023년 유·초·중등학교의 전체 교원 수는 50만8850명이다. 교원의 60%가 모인 것이다. 9월4일 교육부의 겁박에도 전국 초등학교 38곳에서 재량휴업일을 실시했고, 연가와 병가를 사용한 교사들이 1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교육부의 파면·해임·형사고발이라는 겁박에도 수많은 교사가 행동에 나선 것이다. 징계를 각오한 행동이다. 교사들의 슬픔이 강물을 이룬 것이라 생각했는데 내 생각이 틀렸다. 교사들의 슬픔과 분노가 바다를 이룬 것이다.

9월4일 오후 11시 교육부는 추모에 참가한 교사에 대한 징계는 검토하지 않는다는 발표를 했다. 내가 틀려서 다행이다. 이제 논의를 넓혀가야 할 시간이다. 정서행동 위기 학생을 교실에서 분리하는 것을 넘어 구체적인 지원방안이 법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경쟁교육으로 죽어가는 많은 아이들을 살릴 방안도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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