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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우려’ 국책연 보고서, 지금이라도 공개해야

입력 2023.09.10 18:12

수정 2023.09.1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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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일본 도쿄전력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를 담은 국책연구기관들의 연구 보고서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2021년 7월~2022년 9월 국무조정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출연기관인 해양수산개발원이 주관하고 환경연구원·법제연구원·원자력연구원이 참여해 작성한 ‘원전 오염수 대응전략 수립을 위한 기초연구’ 보고서다. 일본의 방류 계획이 해양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에 실제적·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고, 한국인의 건강과 안전에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오염수 방류를 최대한 늦추기 위해 한국 정부가 노력할 것을 주문하며 결국 방류를 막지 못할 경우 취할 대책도 담았다고 한다. 국책연구기관들이 2개 정권에 걸쳐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과 국민 건강·안전 우려를 적시한 것은 가볍게 볼 수 없다. 정부가 그런 지적이 제기된 것을 알고도 오염수 방류를 용인했다면 중대한 직무 유기가 될 수 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지난 8일 정부는 보고서 비공개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해양수산개발원이 지난해 11월 ‘보고서 공개가 정책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비공개를 요청했다고 한다. 또 이 연구에는 자연과학적인 심층 분석이 담겨 있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방사능 조사 확대 등 일부 제언들은 정부가 이미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고도 했다. 박 차장은 공개 시 중대한 국익의 현저한 침해가 우려된 점도 고려됐다며 비공개 상태를 유지할 뜻을 밝혔다.

약 800쪽 분량의 보고서를 과학적 심층 분석이 없었다며 깎아내리는 것은 자칫 해당 국책연구기관들의 전문성을 폄하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분석이 타당한지 여부는 다른 과학자들과 시민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보고서를 비공개하려는 이유에는, 한국이 방류를 막지 않을 경우 일본이 수산물 수입 금지를 세계무역기구에 다시 제소하면 한국이 이기기 어렵다는 판단이 담겼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만약 그런 내용이 담겼다면 더욱 공개해야 마땅하다. 지금 정부의 대응은 일본의 수산물 수입 재개 압력을 버텨내기 어렵다고 보는 게 상식적이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지난 7월7일 공개한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계획에 대한 검토보고서’(이른바 시찰단 보고서)는 성인의 경우 매일 190g 후쿠시마산 어류를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일본 환경영향평가를 승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국책연구기관 연구 보고서를 비공개하며 ‘공개 시 중대한 국익의 현저한 침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를 드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정부가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용인한 것보다 더 국익을 침해하는 행동이 뭐가 있겠는가.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왼쪽)이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본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왼쪽)이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본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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