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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원자력학회 위원장 “후쿠시마 원전 폐로 작업, 시작도 안해···오염수 발생 막을 방법 찾아야”

입력 2023.09.12 14:35

수정 2023.09.1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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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원자력학회 홈페이지 갈무리

일본 원자력학회 홈페이지 갈무리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1차 방류를 통해 약 1.1조 베크렐(Bq)에 달하는 삼중수소를 바다로 흘려보냈지만, 아직도 폐로 작업은 시작조차 안 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원자력학회 전문가조차 도쿄전력이 내건 ‘2051년까지 폐로 완료’ 목표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오염수 발생을 막을 수 있는 방법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2일 아사히신문은 일본 원자력학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해체 검토위원회를 이끄는 미야노 히로시 위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부가 전날 오염수 1차 방류를 마쳤지만, 폐로 작업에 진전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미야노 위원장은 “오염수가 방출되고 있으니까 원전 폐로가 엄청나게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과제가 방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폐로 작업의 핵심은 2011년 3월 냉각장치 고장에 이은 수소폭발 사고로 녹아버린 원자로 1~3호기의 핵연료봉과 핵연료봉 파편(데브리)을 제거하는 일인데, 데브리 반출 과정은 시작조차 못했기 때문이다. 도쿄전력은 사고 10년 만인 2021년 수조에 잠겨 있던 3호기의 핵연료 566개를 꺼냈고 1호기(392개)와 2호기(615개) 핵연료봉 반출은 올해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문제는 데브리 반출이다. 핵연료봉이 녹아서 원자로의 기존 구조물과 뒤엉킨 상태로 굳어진 데브리는 여전히 강력한 방사성 물질을 내뿜고 있다. 원자로 1~3호기의 데브리는 모두 880t으로 추정된다. 사고 원전의 데브리 반출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던 일이라 난제 중에서도 난제로 꼽힌다. 미야노 위원장은 “녹은 연료와 콘크리트가 섞이면 굉장히 단단해지는데, 원자로 상부의 구조물을 절단·분해해, 철거해야 한다”며 “빨리 철거하지 않으면, 노후화해 붕괴 위험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도쿄전력은 데브리가 어디에 어느 정도 쌓여있는지 파악조차 못한 상태다. 도쿄 전력은 올해 말 비교적 취출 장치를 삽입하기 쉬운 2호기의 저부에 쌓인 데브리 몇 그램을 시험적으로 꺼낼 예정이다. 이 작업에 대해 미야노 위원장은 “원래는 위에서 꺼내는 방법을 제대로 생각해야 하지만, 아래에서 접근한다면 데브리가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추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내세운 ‘2051년까지 원전 폐로·오염수 방출 완료’ 계획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야노 위원장은 “사고를 일으킨 적이 없는 일반 원전도 노심에 핵연료가 없는 상태를 전제로 폐로 작업을 시작할 경우 30~40년이 걸린다”면서 “후쿠시마 원전은 지금도 노심에 데브리가 남은 상태이고 이제서야 파편의 샘플을 채취하는 단계인데 2051년까지 폐로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했다.

오염수 방출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미야노 위원장은 언급했다. 그는 “현재 빗물과 지하수가 원자로에 끊임없이 흘러들어가고 있다”면서 “오염수가 더 생기지 않게 지하수를 차단하거나 건물의 틈을 막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오염수 저장탱크는 배관으로 연결돼 있는데 지진이 다시 발생하면 배관이 망가져 물이 새는 등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야노 위원장이 이끄는 원자력학회 검토위는 3년 전 원전 폐로 방법에 대한 4개의 시나리오를 내놓았다. 방사선량이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것을 기다리는 수십년의 ‘안전 저장’ 안부터 설비의 부분 철거, 완전 철거 등 각 시나리오별 이점과 과제를 정리한 바 있다. 당시 원자력학회는 시나리오별로 폐로에 걸릴 시간을 수십년에서 수백년으로 추정했다.

미야노 위원장은 “결국 원전 폐로 리스크는 젊은 사람(다음 세대)이 짊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기술개발이 앞으로 어디까지 진행될지 모르지만, 후쿠시마나 일본 사회가 어떤 리스크까지 허용할 수 있는지 논의해야 한다”면서 “원전 폐로 문제에 있어서 지금의 ‘톱다운(정부가 정해서 밀어붙이는 방식)’이 아닌, 현지 시민들의 논의를 거쳐 상향식으로 의견이 전달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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