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르던 야당, 여가부 장관 교체 ‘황당’
김현숙 대신 ‘잼버리 국감’ 치를 듯
“파행 책임규명 제대로 될까” 우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가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2차 개각 발표 브리핑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10월 국정감사에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 책임이 제대로 규명될 수 있을까.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당장 다음 달 국정 감사에 출석할 잼버리 주요 책임자가 바뀐다. 일반적인 절차에 따라 임명이 진행되면 김 내정자는 장관에 취임하자마자 본인도 잘 알지 못하는 ‘잼버리 국정감사’를 치러야 한다.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잼버리조직위원회 공동조직위원장이었던 김현숙 장관은 국무위원석에 앉지 않는다.
통상 개각이 발표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국회로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인사청문 요청안)이 넘어온다. 국회는 임명동의안을 받은 뒤 15일 안에 인사청문회를 열어야 한다. 이를 고려하면 추석 연휴(9월28일~10월3일) 전에 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릴 가능성이 크고, 내정이 취소되지 않는 한 10월 여가부 국정감사는 김 내정자가 받는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
잼버리 파행의 최고 책임자 중 한 명인 김 장관은 또 책임 추궁을 피하게 됐다. 김 장관은 지난달 25일 잼버리 파행 이후 처음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 불참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증인 채택 등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를 댔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회의를 보이콧한 가운데 야당 의원들이 김 장관의 출석을 재차 요청했지만 김 장관은 나타나지 않았다. 김 장관은 잼버리 파행 이후 국회 등에서 단 한 차례도 제대로 된 책임 추궁을 받은 적 없다.
김 장관을 상대로 ‘잼버리 책임 규명’을 준비하고 있던 야당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더불어민주당 여가위 관계자는 “제대로 된 책임 규명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었는데 장관이 교체되니 당황스럽다”고 했다. 야당이 김 장관을 증인·참고인 형식으로 국정감사장에 부르는 방법도 있지만 여당의 협조를 기대하기 어렵다.
여가부는 “소관 상임위의 국정감사 계획서에 따라 절차대로 국정감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