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간첩’ 막말하던 신원식…국방부 ‘이념전쟁’ 가속 예고

유새슬·김윤나영·신주영 기자

극우 집회 수차례 참석…“문 일당 심판” “초대 악마 노무현”
홍범도 흉상 이전 주창…대북 강경파로 ‘심리전’ 재개 가능성

<b>나란히 선 장관 내정자들</b>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내정자(왼쪽부터)가 1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의 2차 개각 발표 브리핑에 배석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나란히 선 장관 내정자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내정자(왼쪽부터)가 1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의 2차 개각 발표 브리핑에 배석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신원식 국방부 장관 내정자가 문재인 정부 시절 극우단체의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문재인 모가지를 따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발언했던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신 내정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해 “간첩”이라고 지칭했다.

신 내정자는 2019~2020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한 극우 개신교 단체 집회에 수차례 참석했다. 극우 개신교 유튜브 채널 ‘너만몰라TV’를 보면 신 내정자는 2019년 9월21일 부산에서 열린 태극기집회에서 “문재인이 멸망을 기다리고 벌써 6일 전에 유엔군이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했기 때문에 문재인 모가지를 따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했다. 신 내정자는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을 파멸로 이끌었던 촛불은 거짓이고 지금 태극기는 진실”이라고 말했다.

신 내정자는 2019년 7월1일자 동영상에서는 “문재인이라는 악마를 탄생시킨 초대 악마인 노무현이라는 자가 대통령이 된 것”이라며 “이 자가 전시작전권을 전환하겠다고 시작을 해서 이 문제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9년 10월5일 영상에서는 “문재인은 여러 악행을 저질렀지만 최고봉은 안보 파괴”라며 “이것은 (문 전 대통령이) 간첩이기 때문이다. 반드시 문재인 일당을 국사범으로 역사와 법의 심판대에서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내정자는 육군사관학교 경내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을 이전해야 한다고 국회에서 최초로 주장한 인물이다. 윤석열 정부의 강경 대북관에 들어맞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 내정자가 수장으로 앉으면 ‘이념전쟁’의 전위대로 나선 국방부의 움직임도 강경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 내정자는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홍 장군이 독립군의 씨를 말린 자유시 참변의 주동자였는데 왜 육사에 흉상을 놔뒀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최근 국방부가 흉상 이전 명분으로 내세운 논리와 동일하다.

신 내정자가 차기 장관으로 내정된 만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에 윤 대통령의 외압이 작용했다고 주장하는 박정훈 대령의 항명과 상관(국방부 장관)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 내정자는 박 대령이 처음 카메라 앞에 선 지난달 11일 “군인이 아닌 저질 삼류 정치인이나 할 법한 망동”이라고 했다.

국방부가 북한의 군사도발을 빌미로 대북심리전을 재개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 내정자는 지난해 12월28일 “정부는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말고 9·19 군사합의와 대북전단금지법을 무효화하되 그 이전에라도 북한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북심리전을 재개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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