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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경북도청 신도시?…밤만 되면 분뇨 악취에 ‘시름’

입력 2023.09.17 14:57

경북도청 신도시 전경. 경북도 제공

경북도청 신도시 전경. 경북도 제공

“악취가 또 코를 찌르네. 머리가 지끈거려.”

지난 12일 오후 9시쯤 경북 안동시 풍천면 경북도청 신도시 공원에서 산책을 즐기던 30대 김모씨가 코를 틀어막았다. 뭔가 썩는 듯한 악취는 신도시 인근 축사에서 발생한 분뇨 냄새다. 1만마리 가량의 돼지를 키우는 이 축사에서 밤마다 악취가 주변으로 퍼진다는 게 신도시 주민들의 설명이다.

김씨는 “(경북도는) 명품 신도시를 만들었다며 자화자찬하는데 수만명이 사는 도시에 매일 밤 분뇨 악취가 진동한다”며 “날씨도 선선해졌는데도 여전히 악취 때문에 창문도 못 열고 있다”고 말했다.

인구 10만 자족도시를 목표로 신도시 조성사업이 진행 중인 경북도청 신도시가 매일 밤 악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신도시 조성 이후 70여 개의 공공기관이 이전을 마치면서 관련 민원도 갈수록 늘고 있다.

도청 신도시는 2015년 경북도청이 대구에서 경북 안동 풍천면과 예천군 호명면 등 2개 기초자치단체에 걸쳐 들어서면서 조성됐다. 현재 2만1000여 명이 사는 이곳에는 3200가구 규모의 공동주택 등을 건설하는 신도시 2단계 조성사업이 60% 가량 진행됐다.

한옥형 민간호텔과 400억원 규모의 하회과학자마을 조성사업도 추진 중이다. 공공기관 70여 개는 이전을 마쳤고 경북체육회 등 14개 기관은 신도시로 이전할 것을 준비하고 있다.

경북도청 전경. 경북도 제공

경북도청 전경. 경북도 제공

문제는 신도시와 직선거리로 2.5㎞ 떨어진 곳에 4000여㎡ 규모의 축사에서 흘러나온 분뇨 악취의 확산이다. 여름철에는 저기압 영향으로 악취가 지표면에 낮게 깔리면서 신도시 전체에 분뇨 냄새가 진동한다. 주민 이승훈씨(33)는 “밤만 되면 나는 악취에 아파트 주민 모두가 불편을 겪고 있다”며 “비가 오는 날이면 악취가 더 심해진다”고 말했다.

민원이 잇따르자 경북도는 해당 축사 이전을 검토했다. 하지만 대체부지 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축사 이전은 없던 일이 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그 정도 규모의 축사를 받아줄 곳이 사실상 없다”며 “농장주도 악취를 호소하는 이웃 주민들 민원이 생길 때마다 주변 땅을 매입해 농장 주변 16만5000여㎡(약 5만평)가 현재 농장주 소유”라고 말했다.

안동시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악취 저감 공모사업을 통해 저감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지만, 내년도 사업비는 이미 확정된 상태여서 올해는 사업 추진이 어렵다. 내년 공모사업에 신청해 선정되더라도 2025년에야 악취 저감 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 해당 축사가 다른 일반 축사보다 비교적 깨끗한 편이라 공모에 당선될지도 미지수다.

안동시 관계자는 “축사 현장 점검을 벌이면 악취가 행정처분 기준치 이내로 측정된다”며 “많은 인구가 사는 도시에서 분뇨 냄새가 나다 보니 민원이 많긴 하지만 법적 기준에 맞게 운영되는 축사라서 공모사업 선정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북도청이 축사 인근으로 이전하면서 신도시가 조성된 만큼 경북도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해당 축사는 도청이 이전하기 훨씬 전인 1999년부터 돼지를 길렀다.

경북도는 농장주와 협의해 악취 저감 시설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기로 하고 내년도 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북도 관계자는 “악취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을 차단하고 공기는 순환이 되는 시설을 내년에 설치하려고 한다”며 “당장은 퇴비에서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하는 약품을 해당 농가에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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