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정보원, 직업가치관검사 결과
나이 어릴수록 ‘일과 삶 균형’ 선호
50~60대는 ‘직업안정’이 중요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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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직업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일과 생활의 균형(워라밸)’이라는 정부 기관 통계가 나왔다. 청년과 대학생에서 워라밸 선호도가 두드러졌다. ‘MZ세대 청년 노동자’가 원해서 ‘주 69시간’ 노동시간 제도 개편을 추진한다는 정부의 주장과 사뭇 다른 결과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은 이 같은 ‘워크넷 직업가치관검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고용정보원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워크넷 홈페이지에서 직업가치관검사를 이용한 만15세 이상 5786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한국인이 가장 중요시하는 직업가치는 ‘일과 삶의 균형’이었다. 5점 만점에 4.23점을 기록했다. ‘직업안정’이 4.09점, ‘경제적 보상’이 4.08점으로 뒤를 이었다.
대상별로 보면 청소년은 ‘일과 삶의 균형’이 4.36점으로 평균보다 높았다. 이어 ‘경제적 보상’이 4.24점, ‘직업안정’이 4.16점 순이었다. 대학생도 ‘일과 삶의 균형’이 4.31로 평균을 웃돌았다. 이어 ‘경제적 보상’이 4.11점, ‘직업안정’이 4.08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봐도 나이가 어릴수록 ‘일과 삶의 균형’ 선호가 뚜렷했다. 20대에서 ‘일과 삶의 균형’은 4.26점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보상’이 4.22점, ‘직업안정’이 4.16점으로 뒤를 이었다. 30대에서도 ‘일과 삶의 균형’이 4.14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직업안정’이 3.95점, ‘경제적 보상’이 3.93점 순이었다.
정년퇴직을 앞둔 50대~60대는 ‘직업안정’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봤다. 50대에서 4.20점, 60대에서 4.25점이었다. 다만 ‘일과 삶의 균형’도 50대 4.14점, 60대 4.09점으로 2순위를 차지해 적지 않았다. 3순위는 50대에서는 ‘경제적 보상’(4.05점), 60대에서는 ‘성취(4.05점)’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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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 결과는 국민이 원해서 ‘주 69시간’ 노동이 가능한 노동시간 유연화 개편을 추진한다는 정부의 주장과 상당히 배치된다. 정부·여당은 ‘청년세대가 노동시간 개편을 원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지난 3월 성일종 당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노동시간 개편안을) 2030 청년층이 다들 좋아한다”고 했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도 같은 달 “(청년들의) 적극적인 권리의식이 법을 실효성 있게 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당시에도 청년 노동자들을 위주로 거센 반대 여론이 일었다. 정부가 ‘노동시장 개편’의 파트너로 삼으려 했던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도 “노동자의 근로조건 최저기준을 상향해 왔던 국제사회의 계속된 노력과 역사적 발전 과정에 역행 내지 퇴행하는 요소가 있다”며 노동시간 개편안에 반대했다. 정부는 최근 노동시간 개편안에 대한 대국민 설문조사를 마쳤다. 조만간 결과를 발표하고 여론수렴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분석에 활용된 직업가치관검사는 9개 가치요인(사회공헌·성취·경제적 보상·일과 삶의 균형·자기개발·자율성·사회적 인정·직업안정·변화지향)의 51개 문항을 묻는 워크넷 무료 조사다. 구직자는 이를 통해 자신이 직업 선택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직업가치)를 파악하고 구직활동에 참고할 수 있다.
서현주 고용정보원 연구기획팀장은 “직업가치가 충족될 때 직업에 대한 만족도와 적응도가 높아지게 된다”며 “직업가치관을 고려해 직업을 탐색한다면 나의 직업욕구에 적합한 직업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