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다음 방문지로 출발하기 위해 열차에 오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과 러시아가 관광·문화·교육 등 양국의 교류 협력을 위해 코로나19 이후 중단된 정기 항공편 운항 재개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전해졌다.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 등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천연자원부 장관은 텔레그램을 통해 이번 북·러 정상회담 기간 양국이 평양~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노선 운영을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코즐로프 장관은 “항공 교통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하다”며 “러시아 교통부 직원들이 항공기 운항이 재개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했다. 가까운 시일 안에 (정기 항공편 운항이) 완전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은 북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유일한 항공편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북한 고려항공 소속 투폴레프(Tu)-204 항공기가 주 2회 해당 노선을 운항했다. 그러나 북한은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2020년 2월 이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이후 3년 6개월 만인 지난달 2차례 고려항공 여객기를 비정기적으로 러시아에 보내긴 했지만, 이는 관광객 운송이 아닌 러시아에 머물던 주민들을 귀환시키려는 목적에서 운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즐로프 장관은 이번 정상회담 기간 양국이 러시아 내 북한 유학생 쿼터 확대, 문화 교류 활성화 등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고 밝혔다.
현재 러시아에서 유학 중인 북한 학생은 100명 이상으로, 이 가운데 40여명은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서 공부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9년 4월 극동연방대학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김 위원장은 17일 귀국길에 오르기 전 극동연방대를 찾아 유학 중인 북한 학생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는 “위대한 우리 국가의 융성번영에 한몫 단단히 하는 유능한 과학기술 인재, 혁명 인재가 되어야 한다”며 “조국은 동무들의 학업 성과를 바라고 기다린다”고 밝혔다.
또 방러 기간 공연을 관람했던 블라디보스토크 마린스키 극장의 발레단도 북한에 초대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거론된 교류·협력 방안들을 체계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오는 11월 북한에서 양국 정부 간 위원회 회의를 열 예정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러시아 방문에 나선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북한과 러시아 접경지인 하산역에 도착해 5박 6일 역대 최장 해외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13일 푸틴 대통령과 북·러 정상회담을 가진 김 위원장은 이번 방러 기간 전투기 생산공장·태평양함대 방문 등 주로 우주·군사 분야에 집중한 일정을 주로 소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