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영국식 베이커리에서는 생강빵을 판다. 차나 향신료로만 먹어보던 생강이 빵으로 변신하니 그 맛이 오묘했다. 달큼한 생강 맛이 살짝 도는 생강빵은 우유와 버터 맛이 강한 다른 빵에 비해 상큼한 맛이 매력적이다.
생강은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이고, 현재 최대 생산국은 인도다. 독특한 맛과 향이 있어서 향료나 식용 또는 약용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생강빵과 생강과자를 만들어 먹었다. 독일 그림 형제의 <헨젤과 그레텔>에도 생강과자로 만든 집이 나온다. 진저브레드 맨이라는 사람 모양의 생강과자는 동화에도 등장하며 유럽과 미국에서 성탄절이나 핼러윈 등 특별한 행사일에 즐겨 먹는다.
2500년 전 공자는 무엇을 즐겨 드셨을까? <논어> ‘향당편’에 공자의 식성이 기록돼 있다. 우선 공자는 깨끗이 잘 찧은 쌀밥과 잘게 썬 고기와 생선을 즐겨 먹었다. 또 ‘생강은 늘 드셨는데, 많이 드시진 않았다’라는 기록처럼 생강을 입에 달고 살았다. 생강을 날로 먹었는지 또는 반찬으로 먹었는지 알 수 없지만, 장복한 것만은 분명하다. 이 장(章)에는 공자가 선호하던 음식과 예절이 모두 담겨 있다. 음식을 조리할 때는 신중해야 하며, 부패하거나 덜 익은 것, 냄새가 나쁘거나 색깔이 안 좋은 것은 먹지 않았다. 또한 식사 시간과 장소도 중요함을 지적했다. 생강도 과하지 않게 먹어 그 정도를 유지했다. 공자는 생강의 과다 복용에 따른 부작용을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음식을 먹으면서도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중용을 생각한 듯하다.
생강빵에 눈을 뜬 후, 최근에는 생강젤리까지 알게 됐다. 졸깃한 식감에 매콤달콤한 생강젤리는 입이 심심할 때나 책을 보며 한두 개씩 먹기 좋다. 속을 따뜻하게 하니 특히 겨울철에 맞춤인 군것질거리가 될 듯하다. ‘빵이 아니라 괜찮겠지’ 하는 생각에 저녁 시간 이후에도 수시로 손이 갔다. 너무 많이 먹은 날에는 속이 불편했다. 생강에 관한 자료를 찾다 보니, 생강은 ‘신명(神明)과 통하는’, 즉 정신을 맑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저녁에는 기(氣)를 수렴해 조용히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데, 생강은 기를 발산하여 정신을 초롱초롱하게 하니, 저녁에 먹으면 오히려 해가 된다.
모든 것에는 적절한 때가 있고, 좋은 것일지라도 과하면 탈이 난다. 공자는 <논어> ‘선진편’에서 내게 다음과 같이 당부하셨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적당히 드시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