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안전망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를 치료하는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이 추진된다.
공익형 민간병원인 녹색병원은 20일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위원회가 오늘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양대노총과 녹색병원 등은 수많은 ‘전태일’들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 사회적 연대를 통한 공익병원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으고 지난 5월부터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위원회 발족을 준비해왔다.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김의동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장, 나희덕·송경동 시인, 백도명 전 서울대보건대학원장, 유영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 임순례 감독, 정지아 작가, 이상헌 국제노동기구 고용정책국장, 조영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지몽 스님(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등 사회 각계 인사가 ‘대표 추진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전태일의료센터 건립위원회 운영위원장)은 “전태일의료센터는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병원이 아닌 노동자와 국민이 함께 설립하고 운영하는 병원이다. 사회제도가 외면하는 노동자의 건강문제를 사회적 연대를 통해 우리가 스스로 챙기며 견인해나가자는 새로운 실험이자 도전”이라며 “일하다 병들고 다쳐 직장까지 잃어버린 노동자들이 치료를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시 건강한 몸으로 일터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말했다.
전태일의료센터는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 본관 옆 주차장에 지하 3층, 지상 6층 규모로 들어선다. 2024년 착공, 2026년 준공 예정이다. 영세·비정규·플랫폼·특수고용직 등 의료취약 노동자의 노동인권과 건강을 지원하고 의료사각지대 노동자가 제때 제대로 된 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서비스를 설계할 예정이다. 뇌심혈관센터, 응급의료센터, 근골격계질환센터 등 전문센터도 함께 운영된다.
건립위원회는 건물 신축을 위해 50억원 모금캠페인을 진행한다. ‘전태일 벽돌 기금’ 조성을 위해 기부금(1계좌당 개인 10만원, 단체·기관 100만원)을 내면 전태일의료센터 추진위원이 되며 건물 완공 후 센터 내 ‘기부자의 벽’에 이름이 새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