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부결 호소’ 역효과…민주당 이탈표 39명 추정

김윤나영·탁지영 기자

총선 앞두고 ‘방탄 굴레’ 부담에 찬성 관측…기권 6·무효 4명
당초 ‘부결’ 전망이 우세했지만 SNS ‘약속 파기’ 글에 급반전

<b>여당 의원들 향해 “가결 OK”</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개표 과정을 참관하던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동료 의원들을 향해 투표 결과를 알리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parkyu@kyunghyang.com

여당 의원들 향해 “가결 OK”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개표 과정을 참관하던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동료 의원들을 향해 투표 결과를 알리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parkyu@kyunghyang.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21일 가결된 것은 30명 넘는 당내 이탈표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이 이제는 ‘방탄’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 대표가 전날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파기하고 부결을 호소한 것도 역효과를 냈을 가능성이 있다.

국회는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재석 295명 중 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가결했다. 국민의힘(재석 110명)과 정의당(6명), 여권 성향 의원(4명)이 전부 찬성을 찍었다고 가정하면, 민주당 의원 29명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된다. 기권과 무효 10표까지 합치면 민주당 내 이탈표는 39명으로 늘어난다.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2월27일 1차 체포동의안 표결 때보다 늘었다. 1차 체포동의안 때(찬성 138표)보다 찬성표가 11표 늘었다. 기권과 무효표는 1차 체포동의안 때(기권 9표·무효 11표)보다 10표 줄었다. 1차 체포동의안 때 기권과 무효를 찍었던 민주당 의원 일부가 찬성으로 돌아섰을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검표위원이었던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표결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마지막 무효 처리된 한 표는 ‘가’ 옆에 희미한 점이 하나 있었는데 사실상 150명 가결이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가결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표결 직후 브리핑에서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서 많이 놀랍고 충격적”이라며 “지도부가 의원들에게 여러 차례 부결을 호소했는데 다른 결과가 나와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애초 당내에서는 부결 전망이 우세했다. 이날 22일차를 맞은 이 대표의 단식으로 당내 동정론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가 무도하다는 분위기도 컸다.

하지만 이 대표가 표결을 하루 앞둔 전날 부결을 호소한 것이 표심에 악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한 초선 의원은 “당의 지도자이면 대의명분이 있고 당을 생각해야 하는데, 그런 입장문이 나오리라고 대부분의 의원들이 생각하지 못했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체포동의안 부결 의사를 밝힌 한 의원도 “이 대표가 부결을 호소하는 메시지는 안 내는 게 나았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약속 파기에 실망하거나 방탄 수렁에 빠지지 않겠다는 의원이 늘어난 것이다.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과 원외 친이재명(친명) 정치인들이 민주당 현역 의원들을 상대로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 성향 정치인을 뜻하는 은어) 청산’을 압박한 것도 가결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유인태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친명 원외 정치인들이) 비(이재)명계 지역에 지금 꽤 많이 가서 (경선 도전을 위해) 현수막 걸고 사무실 얻어놓고 하니까 그런 걸 당하고 있는 (현역) 의원들이 부결 표를 찍겠나”라며 “(비명계 의원들 지역구에 도전하면서) 자객 노릇 하겠다고 떠드는 친구(친명계 원외 정치인)들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 당내 반응은 엇갈렸다.

비명계 김종민 의원은 표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이번 사건을 통해 엄청난 변화를 시작해야 되니까 잘하면 좋은 것”이라며 “이제 당이 어떻게 해결해나갈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친명계 의원들은 강성 지지자들 달래기에 나섰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가결 직후 SNS에 “탈당하지 마시고 이재명 대표 곁을 지켜달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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