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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대북전단 살포 ‘정치화’···“자제 요청할지는 남북관계 고려”

입력 2023.10.05 16:21

수정 2023.10.0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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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서울 더플라자호텔 별관에서 열린 제1회 이산가족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서울 더플라자호텔 별관에서 열린 제1회 이산가족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일부는 접경 지역에서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자제를 요청할 것인지 문제는 남북관계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체들과 소통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전단 살포를 대북 심리전 등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하겠다고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26일 남북관계발전법상 대북전단 살포 금지 및 처벌 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이후 통일부 입장에서 ‘전단 살포 자제’ 표현이 빠졌는데 앞으로 자제 요청을 안 할 건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표현의 자유 보장이라는 헌재 결정 취지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앞으로 이 문제를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남북관계 악화 상황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전단 살포를 사실상 용인하고,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민간단체에 살포 자제를 요청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단 살포를 남북관계 상황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대북 심리전 도구로 인식하는 윤석열 정부 속내가 읽힌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기자와 통화에서 “인권과 관련해 북한에 강하게 공세를 펼 필요가 있을 때는 전단 살포를 심리전 차원에서 폭넓게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살포에 따르는 접경 지역에서의 군사적 충돌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면 자제를 요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정치적인 판단이 상당히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전단 살포를 일률적으로 막을 수 없지만 악화한 남북 관계를 관리해야 하는 통일부의 딜레마적 현실을 드러냈다는 시각도 있다. 북한이 전단 살포에 반발해 접경지대에서 국지전 성격의 도발적 행동에 나서면 군사적 긴장은 급속도로 고조될 수 있다. 이를 고려해 살포 자제 요청 여지를 완전히 닫아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과거 전례를 보면 정부는 헌재의 위헌 결정과 별개로 전단 살포 자제를 명시적으로 요청할 수 있어 보인다. 2020년 전단 살포 금지·처벌법 조항이 시행되기 전에도 10여년 간 살포 자제를 요청해왔기 때문이다. 헌재 위헌 결정으로 해당 법 조항의 효력이 상실된 현 상황은 이와 다르지 않다. 헌재는 위헌 결정문에서 해당 법 조항 시행 이전에 적용되던 경찰관의 ‘살포 제지’ 행정조치를 앞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정부가 일단 ‘살포 자제 요청’을 배제한 것은 보수 지지층을 의식한 정치적 결정으로 해석된다. 헌재의 위헌 결정이 났음에도 살포 자제를 요구한다면 과거 정부와 무엇이 다르냐는 북한인권 단체 등의 반발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반공 ‘이념전’에 몰두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선 현 정부에 부담일 수밖에 없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전단 살포에 최대한의 자율성을 부여하지만, 접경 지역 안전에 위배되는 부분은 정부가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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