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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과 신단수

올해는 추석 연휴와 개천절이 겹쳐 마음까지 풍요로웠다. 북한에서도 단군을 ‘우리 민족의 시조’로 여겨, 평양의 단군릉에서 매년 개천절 행사를 거행한다. 우리 민족의 시원을 기념하는 날이니 남북한이 따로 없다.

단군신화에는 곰과 호랑이, 마늘과 쑥, 신단수 등처럼 여러 동식물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세계 여러 민족의 신화에도 동식물은 자주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나무는 주요 신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상징물이다. 북유럽신화의 우주수인 위그드라실이나 나무에서 태어난 아스크와 엠블라가 대표적이다. 중국 산해경에는 부상(扶桑)이라는 나무 이야기가 나온다. 개천절 노래 가사 중에도 ‘우리가 나무라면 뿌리가 있다’라는 구절이 있다.

나무를 뜻하는 신단수는 단군신화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신단수는 초자연적 기념비로 하늘과 땅, 지하 세계를 연결하며 우주와 창조의 상징이다. 신단수를 흔히 박달나무, 자작나무, 심지어 주목 등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정확한 식물명을 알긴 어렵다. 중국의 <시경>, 정약용의 <아언각비>, 유희의 <물명고> 등에서 여러 해석이 있지만, 정확한 나무를 특정할 수는 없다. 또한 한자 표기도 ‘神檀樹’ 또는 ‘神壇樹’ 등으로 표기해 혼란을 부추긴다.

최근에 출간된 <옛글의 나무를 찾아서>(이유출판)라는 책에서 저자 권경인은 한·중·일의 관련 문헌을 두루 참고해 신단수의 실체를 밝히려 노력했다. 결론은 신단수를 박달나무로 특정할 것이 아니라 신단수로서만 해석하길 권한다. 옳은 말이다. 5000여년 전 단군시대의 나무를, 그것도 신화 속 나무의 정명(正名)을 밝히는 일은 쉽지 않을뿐더러 무슨 큰 의미가 있으랴. 문자에 갇혀 신화를 해석하거나, 과학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도 한계가 있다. 신단수는 어느 특정 ‘나무’가 아니고 ‘숲’을 의미할 수도 있다. 단군이 어느 한 ‘나무’를 콕 짚어 정한 것이 아니라 울창한 ‘숲’ 아래에 신시를 마련했을지도 모른다. 더 나아가 신단수가 한반도의 자연 전체를 의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세밀하게 파고드는 현미경적인 시각보다 때로는 전체를 아울러 살피는 드론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신단수가 박달나무냐 자작나무냐를 따지고 밝혀 그 나무를 신줏단지처럼 모시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단군이 물려준 금수강산을 잘 보전하는 것이 그보다 중요한 일 것이다. 눈으로 보이는 실체보다 그 뒤에 숨은 함의가 중요하다. 고유명사가 아닌 ‘대명사’로서의 신단수의 뜻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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