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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9세기로 성평등 정책 후퇴…젠더 불평등은 경제에도 발목”

입력 2023.10.09 21:02

수정 2023.10.09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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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77주년 기획 - 신경아 묻고 장하준 답하다] “한국, 19세기로 성평등 정책 후퇴…젠더 불평등은 경제에도 발목”

“한국은 1960년대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1860년대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장하준 런던대 교수가 지난 6일(현지시간) 신경아 한림대 교수와 대담하면서 “어떻게 하면 노동시간을 늘릴까, 어떻게 하면 그나마 일궈온 성평등을 뒤로 돌릴까, 어떻게 하면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을 데려와 3등 시민으로 만들어서 착취할까 생각하는 건 19세기에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현 정부를 거세게 비판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통계를 작성해온 이래 회원국 중 성별 임금격차가 가장 큰 국가다. 신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이 문제에 대응해온 곳은 여성운동 이외에는 찾아보기 어렵고 한국의 경제학자들 중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놓은 학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올해 출간한 <경제학 레시피>에서 여성의 일과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적 저평가를 다뤘다. 두 사람은 노동시장에서의 젠더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학적인 진단이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이루며 지난달 28일 줌을 통해 만나고 지난 6일 장 교수의 런던대 연구실에서 본격 대담을 진행했다.

장 교수는 주류 경제학이 여성의 노동, 돌봄노동에 대해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 것은 시장이 모든 것의 가치를 정해야 한다는 시장주의와 신자유주의에 원인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 주류 경제학이 중세 가톨릭 신학이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체제 정당화 학문이기 때문에 체제 순응적”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정부의 성평등 정책 후퇴가 단순히 여성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에서 왜 중요한지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 가사도우미 수입’ 논란에 대해 “50명 중 꼴등(한국)하는데 49등(홍콩, 싱가포르) 하는 아이의 공부법을 따라 하겠다는 것”이라며 “기왕 따라 하려면 1등 하는 아이(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독일) 공부법을 따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는 성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한 중요한 고리라고 강조하며 “한국의 젠더 문제가 단순히 사회 정의와 평등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됐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여성의 경력단절, 유리천장, 성별 임금격차는 여성에게만 문제인 것이 아니라 국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약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온 거시경제학자로 1990년 한국인 최초로 케임브리지대에 임용되어 경제학과 교수로 근무했으며, 2022년부터 런던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신 교수는 오랫동안 여성노동 문제와 노동시장의 젠더 불평등에 관한 연구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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