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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7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위례포레샤인 23단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관리하는 공공임대주택 단지다. 조태형 기자

“공공주택 최고…강남일수록 공공임대 단지 더 늘어야”

입력 2023.10.17 06:00

수정 2023.10.1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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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욕망하다 : 부동산

주거 공간 아닌 투자 수단된 주택

“공공임대로 패러다임 전환 시급”

강남 3구 공공임대 거주자 인터뷰

지난달 7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위례포레샤인 23단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관리하는 공공임대주택 단지다. 조태형 기자

지난달 7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위례포레샤인 23단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관리하는 공공임대주택 단지다. 조태형 기자

한국의 공공임대주택 역사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규모 개발에 밀려난 도시 철거민들의 절규가 이어진 끝에 1989년 영구임대주택이라는 세입자 대책이 발표됐다. 이후 30여년이 흐르는 동안 국민임대·행복주택·장기전세·매입임대·전세임대·청년안심주택 등 다양한 공공임대 형태가 도입됐다. 2020년 기준 공공임대는 전국에 약 170만호로 전체 주택의 8.0%, 전체 임차 가구의 20%에 달한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급 중인 공공임대주택 종류. 출처|SH 홈페이지 사진 크게보기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급 중인 공공임대주택 종류. 출처|SH 홈페이지

특히 서울·수도권 지역에선 주거 비용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공공임대에 대한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SH의 2차 청년안심주택 241호에는 2만4079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99.9 대 1을 기록했다. 집값이 전국 최고인 강남 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에도 공공임대가 있다. 서초구와 송파구 공공임대 단지에 각각 살고 있는 유검우씨(38)와 박지선씨(38)는 정부의 주택 정책 패러다임이 소유에서 공공임대 위주로 대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공공임대에 사는 게 최고…더 늘었으면

서울 서초구 서초네이처힐7단지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유검우씨가 30일 단지 내 주민공동공간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서울 서초구 서초네이처힐7단지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유검우씨가 30일 단지 내 주민공동공간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유씨가 사는 곳은 일반 분양과 공공임대(국민임대·장기전세)가 혼합된 서울 서초구 우면동 서초네이처힐이다. 국민임대로 살고 있는 유씨는 단지 내 일반 분양동 주민들도 있지만 관계가 매우 좋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입주한 지 12년 됐는데 주민 간 아직 잡음이 생긴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유씨는 일반 분양 입주자와 공공임대 임차인 구별 없이 주민대표회의를 구성한 것을 비결로 봤다. “공공임대를 자꾸 늘려야 사회적 인식과 관련 여건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하는 유씨는 공공임대 예찬론자다. 공공임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싶어 “공공임대 사는 게 최고”라며 자신이 공공임대에 산다는 걸 주변에 적극적으로 이야기한다고 했다. 유씨는 “과거에는 임대주택이라고 하면 부정적 이미지가 컸던 것 같은데 실제로는 장점이 많다”면서 “저렴하게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공공임대주택 위례포레샤인 23단지 임차인대표회의 회장인 박지선씨가 지난달 단지 내 커뮤니티 공간에서 거주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공공임대주택 위례포레샤인 23단지 임차인대표회의 회장인 박지선씨가 지난달 단지 내 커뮤니티 공간에서 거주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박씨가 사는 곳은 서울 송파구 장지동 위례포레샤인 23단지. 2200가구 전체가 공공임대인 단지로 절반은 국민임대, 절반은 장기전세다. 박씨 역시 주변 지인들에게 공공임대를 꼭 지원하라고 이야기한다고 했다. 박씨는 “사회초년생들이 보통 월 200만~300만원 버는데 월세 60만원에 관리비까지 더하면 주거비용으로 거의 100만원이 나간다”며 “그에 비하면 공공임대는 훨씬 저렴하고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공공임대 거주자 차별에 대한 걱정은 없을까? 박씨는 단지 안에선 차별을 전혀 못 느낀다고 했다. 다만 단지를 벗어나면 우려가 없는 건 아니라고 했다. “위례는 초등학교 한 학급에 30명이 넘는 과밀학급 문제가 있어요. 그런데 학부모들 사이에서 ‘학생 수가 너무 많으면 다른 지역으로 배치될 수 있는데 그때 1순위가 임대인 우리 아파트가 아닐까’라는 얘기가 돌았어요. 근거 없는 이야기일 순 있지만 임대에 사는 학부모들의 심리적 불안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임차인대표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박씨는 차별 우려 해소나 삶의 질 향상 등 여러 측면에서 어설프게 일반 분양과 섞여 있는 것보다 임대 단지로 공급하는 게 낫다고 봤다. 박씨는 “공공임대에 대한 차별이나 피해가 있을 수 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임차인들끼리 나름의 문화를 만들어내더라. (과거처럼 강남 지역에도) 공공임대 단지가 공급될 필요가 있다”며 “직장도 많고 인프라도 많은 강남일수록 공공임대도 더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위례포레샤인 23단지 입구. 정문 왼쪽 위에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이미지물이 붙어 있다. 조태형 기자

서울 송파구 위례포레샤인 23단지 입구. 정문 왼쪽 위에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이미지물이 붙어 있다. 조태형 기자

강남 3구에 공공임대가 대단지 형태로 공급된 건 박씨가 입주한 2017년이 마지막이다. 공공임대 단지를 조성하고 싶어도 지을 땅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조정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토지주택위원장은 당국의 의지만 있다면 신규 공공임대 공급이 불가능한 건 아니라면서 “환경 파괴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과거처럼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거나 강제 수용해 공공주택지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투기를 부추기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크지만, 공공임대에 대한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너무 작다”면서 “주택 정책 패러다임이 공공임대를 늘려야 장기적으로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는 쪽으로 전환될 필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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