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방문진료와 스마트폰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방문진료와 스마트폰

입력 2023.10.17 20:43

수정 2023.10.17 20:44

펼치기/접기

얼마 전 내가 일하는 곳에 의대를 지망한다는 고등학생들이 견학을 왔다. 사전 학습으로 과학기술의 발전과 미래 의료의 모습에 대한 얘기들을 나눴다고 한다. 역시 이과생들. 우리가 방문진료도 하는 의료기관이라고 했더니, 현재 방문의료를 위해 가장 필요한 기계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기술과 기기의 발전이 방문진료의 모습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하는 질문, 혹은 바람직하고 효율적인 방문진료를 위해 어떤 기기가 더 필요할 것인가 하는 질문.

방문진료에 우리가 들고 가는 기기들을 떠올려 봤다. 혈압계, 혈당계, 손가락 2개 크기의 산소포화도 체크기, 욕창의 진물을 빨아내는 작은 모터가 달린 거즈, 심지어 손바닥 크기의 초음파기기까지, 참 많은 것들을 들고 다니지만, 사용 횟수나 의존도 면에 역시 압도적이라고 느껴지는 건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방문진료의 모습은 어땠으려나. 미리 유선전화로 진료 약속을 다 잡고 출발해야 했겠지. 처음으로 방문하는 집인데 길을 못 찾으면 어쩌지. 그때는 내비게이션도 없었을 터인데, 집을 못 찾으면 공중전화를 찾아 전화를 하고 길을 물어봤어야 했을까. “청자슈퍼 뒤에 붉은 벽돌 빌라 4층 3호요”라고 하면 거기가 어딘지 훤히 알고 있었을까. 그보다 더 옛날에는 병원까지 보호자가 찾아와서 같이 가방을 챙겨 길을 떠났으려나.

21세기의 방문진료는 스마트폰 덕이다. 고령화로 인해 이제는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몰려 방문진료가 시작된 것도 없진 않지만, 이제는 할 만해서 시작된 것도 있다고 보는데, 그게 스마트폰 덕이라고 본다.

스마트폰은 방문진료 스케줄을 빼곡히 적어놓은 다이어리가 돼주기도 하고, 방문해야 하는 집까지 찾아가는 동안 내비게이션이 되어주기도 한다. 카메라 기능도 필수다. 혈변을 보셨다는데 지금 대변 색깔은 괜찮지만, 어제 저녁에 찍어놓은 기저귀 사진을 보여주면 알 수 있다. 욕창을 정기적으로 치료하기 시작하면서 얼마나 좋아졌는지 확인할 수 있게 사진으로 일기 쓰듯 매일 찍어놓기도 하고, 뇌경색 환자분의 침대에서 화장실까지 가는 걸음걸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해 앞으로 운동을 어떻게 할지, 집 어디에 안전바를 설치할지, 어떤 보행보조 기구를 사용할지 의논할 수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e음 앱을 깔아 환자분이 지난 1년 동안 무슨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계셨는지 확인할 수도 있고, 혈액검사 결과를 인터넷으로 바로 확인하거나 지난 방문기록을 확인하고, 오늘의 방문차트를 작성하는 데도 필요하다. 단체 채팅방은 여러 방문 인력들이 실시간으로 회의하는 사무실이 되어주기도 한다. 초음파기기를 들고 갈 때도 WIFI 방식으로 스마트폰에서 출력되는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받아가며 검사를 하게 된다. 일본에서는 가정에서 임종하시는 분들의 경우, 담당 방문 간호사가 환자분이 임종에 이르는 상황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실시간으로 당직 의사에게 보냄으로써 원격으로 사망선고를 할 수도 있게 된다니 말 다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스마트폰으로 수행하는 가장 중요한 기능은 연결과 조정이다. 이미 우리의 방문진료는 의사 한 사람이 환자 한 사람에게 가는 것이 아니다. 의사도 한 전문과목의 의사만 가지 않고 한 환자에게 여러 전문과목의 의사들이 나가기도 하고, 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치과위생사, 작업치료사 등 여러 직원들이 함께 나간다. 요양보호사와 같은 장기 요양기관의 직원들도, 자원활동가들과도 연결이 필요하다. 보건소나 동주민센터와도 연락할 일이 있고,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들과도 이런저런 소통이 필요하다. 결국은 무어라 해도 사람이 하는 일인 것이다.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자원을 조직하고 적절한 의료 돌봄이 가능하도록 조정하는 것이 환자를 방문하는 의료진의 일이다.

추혜인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살림의원·가정의학과 전문의

추혜인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살림의원·가정의학과 전문의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