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엔 타고난 성정이 다정한 사람도 있지만, 사랑도 배워야 더 잘할 수 있듯 다정함도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 같아요. 아는 만큼 보이고, 보아야 느끼고, 느껴야 행동할 수 있을까요.”
<이토록 다정한 그림책>에 실린 그림책 <아빠, 나한테 물어봐> (버나드 와버 글, 이수지 그림·옮김, 비룡소)의 한 장면. 최현미는 “아빠와 아이가 붉게 물든 가을 공원에서 눈을 감고 나란히 누워있습니다. … 아빠와 아이의 평온한 숨소리까지 들리는 것 같은 포근한 장면입니다”라고 전한다.
브라이언 헤어와 버네사 우즈 두 진화인류학자는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에서 다정함이 지닌 과학적 힘을 증명해낸다.
그림책 작가, 번역가, 기획자, 평론가가 모여 만든 <이토록 다정한 그림책>은 그림책이 지닌 다정함을 꺼내며 다정함의 인문학적 힘을 보여준다.
어른에게 더 그림책을 권유하는 저자들은 ‘다정함’의 독특한 성질을 말한다. 이들은 그림책에 관한 책을 만들면서 다정함의 온도를 숫자로 매겨보려다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다정함은 경쟁하지 않거든요.” 세상은 모두 내달리고 순위를 경쟁하지만 그림책들은 조용히 슬며시 ‘다정함’을 건넨다.
“오직 그림책을 보는 순간일랑 날선 마음은 넣어두세요. 비난하지 않고 당신의 이야기를 들을게요. 질투하지 않고 당신에게 박수를 보낼게요. 애쓴 당신을 꼭 안아드릴게요. 당신이 밀쳐둔 세계와 잃어버린 소중한 기억을 돌려드릴게요. 당신은 다정한 사람입니다. 당신이 잃어버린 다정함을 그림책에 담아 돌려드립니다.”
이 가을, 냉철한 시선을 잠시 내려두고 다정한 그림책 한 권을 펼쳐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