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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값 하락, 사룟값은 폭등…폐업 위기에 내몰린 영세 한우농가

입력 2023.10.22 15:54

수정 2023.10.2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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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경북 영주의 한 축사에서 농장주 황오섭씨(41)가 자신의 소에게 건초를 주고 있다. 김현수 기자

지난 17일 경북 영주의 한 축사에서 농장주 황오섭씨(41)가 자신의 소에게 건초를 주고 있다. 김현수 기자

“여전히 힘들죠. 등급 못 받으면 마리당 100~200(만원)은 깨 먹어요.”

지난 17일 경북 영주의 한 축사에서 소에게 줄 건초를 정리하던 황오섭씨(41)가 한숨을 쉬었다. 최근 내다 판 소가 2등급 판정을 받아 200만원 가량 손해를 봐서다. 추석 전 키우던 소 1마리가 넘어져 다리가 골절돼 400만원 넘게 손실을 본 직후다. 황씨는 소 44마리를 이곳에서 키우고 있다.

식용인 비육우는 통상 350만~400만원을 들여 수송아지를 산 뒤 20~22개월을 먹인다. 볏짚인 조사료와 배합사료 등 소 먹이와 기타 부대비용을 포함하면 500만원이 추가로 더 든다. 인건비를 빼고도 1마리당 최소 850만~900만원은 받아야 적자를 면할 수 있다.

황씨는 “소 1마리를 도축하면 430~450㎏ 정도가 나오는데 현재 1등급 가격이 1㎏당 1만8000원이다. 800만원도 손에 못 쥐는 것”이라며 “원뿔(1+)은 돼야 적자를 면할 수준이고 투뿔(1++)이 나와야 인건비라도 건지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소값 하락과 사룟값 폭등으로 한우농가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번 가격 파동이 영세농가의 대량 폐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황오섭씨의 농장에 건초인 조사료와 배합사료가 놓여 있다. 김현수 기자

황오섭씨의 농장에 건초인 조사료와 배합사료가 놓여 있다. 김현수 기자

경북도에 따르면 한우 경매시장 도매가격(평균값)은 지난달 기준 1㎏당 1만8656원이다. 지난해 평균 2만1156원과 비교하면 12% 가량 하락한 셈이다. 소값은 지난 1월부터 1㎏당 1만5000원대를 오르내리다 8월 들어서야 1만7052원으로 반등했다.

반면 경영비 부담은 크게 늘었다. 사룟값은 물론 냉난방 비용과 자재 가격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배합사료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요동치면서 지난해 11월 1㎏당 614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 8월 579원까지 떨어졌다. 상황이 조금 나아진 것이지만 2021년 평균 가격(462원)과 비교하면 25% 증가한 가격이다. 조사료도 20~30%가량 가격이 올랐다.

장성배 전국한우협회 대구경북지회 사무국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여파와 추석 등 특수로 소고기 수요가 늘면서 그나마 숨통이 조금 트인 상태”라며 “하지만 올 연말부터 도축 수량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소값이 더 떨어진다면 정말 힘든 상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소규모 한우농가를 위한 충분한 대책이 없다면 2만 농가 이상이 폐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우정책연구소는 지난해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정부 대책이 없다면) 이번 가격 파동기로 인해 2만 농가가 폐업하고 대부분이 50두 미만의 소규모 농가들로 구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광우병 등으로 소값이 폭락했다가 회복했던 2010~2015년을 보면 전체 한우농가의 약 53.8%가 감소했다. 폐업 농가 중 50마리 미만을 사육하는 농가는 92%를 차지했다. 현재 전국 한우농가 수는 지난 8월 기준 8만4504곳이다.

예천에서 소를 키우는 김성만씨(57)는 “자본금이 별로 없는 우리 같은 농민들이 버틸 힘이 어디 있겠냐”면서 “부업을 하면서 생활비를 충당하는 농가도 많다”고 말했다.

소고기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지 소값은 떨어졌지만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고기 가격은 크게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장성배 사무국장은 “소고기 값의 50%가 유통 수수료”라며 “인건비 상승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정부가 나서서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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