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김관영 전북지사가 24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를 마치고 발언 경위를 물으며 말다툼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열린 전북도 국정감사에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과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책임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이 설전을 벌였다.
이날 전북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나선 김웅 국민의힘 의원(서울 송파갑)은 “잼버리 조직위 공무원 71명 중 53명이 전북도청 소속 공무원이었고, 대회 전 도지사가 최종 점검에 나섰다는 보도도 있었다”며 “전북도 역할이 일부 기반시설만 조성하는 것이라면 누가 믿겠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관영 지사는 “조직위 파견은 새만금이 멀다 보니 중앙부처에서 파견을 잘 안 와 조직위 부탁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파견 공무원들은 조직위 사무총장의 지시를 받아 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산 집행 권한은 조직위가 갖고 있다”면서 “잼버리를 실제로 진행하면서 조직위와 전북도 역할을 가리지 않 공동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서 점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새만금 SOC 예산 대폭 삭감 문제를 놓고도 고성이 오갔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서울 강북갑)은 “2023년까지 부처 예산을 100% 반영했던 예산안을 2024년도에 갑자기 5000억원이나 삭감해 22%만 반영된다는 게 상식적으로 맞는가. 굉장히 즉흥적이지 않으냐”라고 묻자 김 지사는 “1∼3차 심의 때까지 별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잼버리 사태 이후 급격히 입장이 바뀌면서 보복성 삭감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북도의원 30여 명이 24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전북도 국정감사장 입구에서 ‘새만금 SOC예산 살려내라’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창효 선임기자
이어 강병원 민주당 의원(서울 은평을)이 “새만금 예산 삭감에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거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고 있다”고 묻자 김 지사는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알 수 없어서 저희는 결과만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원상회복을 위해서는 대통령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서울 서초갑)은 “김 지사가 보복성이라고 말해 대통령을 모욕했다. 사과하라”고 고성을 지르면서 따졌다.
김웅 의원도 “‘보복’이라 해놓고 아니라고 한다. 국정감사가 정치 공세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이야기를 들은 김 지사가 난처한 웃음을 보이자 “지금 웃어요? 웃음이 나옵니까”라고 호통을 쳤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정치 공세는 오늘 이 자리에서 한 얘기가 아니다”라며 “여당 의원들이라고 도지사를 겁박하는 거냐”고 반발했다.
김교흥 위원장은 “조용히 하라”고 중재한 뒤 여야 의원들의 대립이 계속되자 서둘러 국정감사를 마쳤다.
하지만 김웅 의원은 국감이 끝난 뒤에도 “국감이 우습냐”고 항의했다. 이에 김 지사는 김 의원에게 악수를 청하며 “그만합시다”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앞서 전북지역 102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새만금 국가사업 정상화를 위한 전북인 비상대책회의’는 국정감사를 위해 방문한 국회 행정자치위 소속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현수막을 들고 ‘공정과 상식에 맞게 대한민국의 미래인 새만금 사업을 정상화하라’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민주당 소속 전북도의회 의원들도 전북도청 4층에 마련된 국정감사장 앞에서 ‘새만금을 살려내라’, ‘전북 홀대 규탄한다’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