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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 처벌 ‘위헌’ 후속조치, ‘헌재 대안’ 아닌 ‘확성기 방송’ 허용?

입력 2023.10.26 16:40

수정 2023.10.27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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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경찰청, ‘집시법 규제 방식’ 미논의

여당선 ‘대북 확성기 금지’ 폐지 법안 발의

접경지역 긴장 관리보단 대북 압박 심리전

2016년 1월 중부전선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6년 1월 중부전선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헌법재판소가 대북 전단 살포 금지·처벌법을 위헌 결정하며 입법 대안으로 제시한 살포 규제 방안에 대해 정부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당에서는 위헌 결정을 계기로 대북 확성기 방송까지 허용하는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접경 지역의 긴장 관리보다 대북 압박 심리전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통일부에서 받은 서면 답변을 보면 통일부는 “위헌 결정 이후 경찰청 및 법무부 등과 살포 제지 관련 방안을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경찰청도 조 의원실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위헌 결정문에 제시된 대안 입법을 위해 통일부·법무부·법제처 등과 논의하거나 수발신한 공문서는 없다”며 “위헌 결정 관련 경찰청 규정 또는 입법 준비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헌재는 지난달 남북관계발전법상 대북 전단 살포 금지·처벌 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다만 남북 긴장을 완화하고 접경 지역 주민의 안전을 보장하려는 입법 목적은 정당하다며 전단 살포를 행정적으로 규제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의 옥외집회 신고 방식처럼 살포를 사전 신고케 하고, 상황에 따라 경찰이 살포 강행을 제지하는 제도를 도입할 수 있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이미 도입된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따라 전단 살포가 중대한 위험을 유발하면 경찰이 현장에서 제지할 수 있다고도 했다.

남북관계발전법 소관 부처인 통일부와 집시법을 담당하는 경찰청의 답변은 헌재가 제시한 집시법 유사 입법 대안에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통일부는 전단 살포에 대해 “필요한 경우 경찰관 직무집행법 등 관련 법령 등에 따라 현장에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조 의원실에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당은 남북관계발전법상 금지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사실상 허용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현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낸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위헌 결정된 조항뿐 아니라 확성기 방송 금지·처벌 조항까지 폐지하는 법 개정안을 지난 20일 대표 발의했다.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이 대북 전단 살포와 확성기 방송 금지·처벌 조항을 모두 삭제하는 내용으로 2020년 12월 대표 발의한 개정안도 외통위에 계류 중이다. 앞서 통일부 당국자는 헌재 위헌 결정의 후속 조치와 관련해 지 의원 안을 거론하며 국회 입법 논의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헌재 대안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과 여당의 입법 추진은 위헌 결정을 계기로 접경 지역의 안정과 긴장 관리보단 심리전 수단을 확대해 대북 압박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여당 일각에서는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면 북한이 부담을 느껴 대화의 장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정찰·감시 강화를 명분으로 국방부가 추진하는 남북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도 유사한 움직임이다. 지상·해상·공중 모든 공간에서 모든 적대행위를 금지한 9·19 군사합의가 효력 정지되면 법상 확성기 방송 처벌 조항이 무력화돼 확성기 방송이 재개 가능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당 의원들의 법 개정안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금지·처벌하면 안 되는 이유로 “표현의 자유 보장”을 제시한 것은 다소 어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북 전단 살포는 민간단체들이 주도해왔지만 확성기 방송은 주로 군에서 시행했기 때문이다.

권 의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확성기 방송은 시설 설치와 관련한 인허가로 얼마든지 통제 가능한데 형사법으로 처벌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군 말고 민간인도 (확성기 방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와 관련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확성기 방송 금지·처벌 조항을 폐지하는 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묻자 “관계 부처들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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