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스라엘 가자 지상전 돌입, 민간인 희생·확전 막아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8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텔아비브|A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8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텔아비브|A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2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대한 ‘2단계 전쟁’ 돌입을 선언했다. 지난 7일 하마스의 대규모 기습 이후 이스라엘이 준비해 온 지상전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전쟁은 두번째 독립전쟁”이라며 “길고 힘든 전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전쟁은 전면적이고 새로운 국면에 들어갔다. 이스라엘이 국제사회 반대에도 지상전을 강행한 데 깊은 유감을 표한다.

이스라엘 군은 이미 가자지구 북부에 탱크 수십대와 정예군으로 방어선을 구축했고,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해당 지역을 쓸어버리는 식으로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고 한다. 이스라엘의 목표는 하마스의 군사·통치 역량 파괴와 인질들 귀환이다. 그러나 하마스는 인질 220여명을 볼모로 삼고, 지하에 총연장 500㎞에 이르는 터널을 구축하고 있다. 가자지구 작전은 길어지고 지상전으로 인질 안전도 위협받게 됐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에 지상전을 하지 말라고 압박해왔다.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확전될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유엔은 27일 긴급 총회에서 즉각적 휴전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렇게 휴전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커지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오히려 지상전을 시작했다. 확전이 걱정된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지상전에 나설 경우 개입할 뜻을 이미 밝혔고, 서안지구에선 가자지구 참상에 반발해 무장봉기가 일어날 수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지상전 돌입 발표에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헤즈볼라·서안지구뿐 아니라 이란과 대치할 수 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이스라엘이 외부로 향하는 길을 모두 봉쇄하고, 식량·전력·의약품까지 차단하면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가자지구 보건부 발표에 따르면 이미 사망자가 8000명을 넘었는데, 이 중 상당수가 어린이와 여성이다. 지상전으로 민간인 희생자는 더 급속히 늘어날 것이다.

하마스의 기습과 인질 납치는 분명히 비난받아야 한다. 그렇다고 이스라엘의 민간인 살상이 정당화되진 않는다. 교전과 무관한 민간인 살상은 국제법상 전쟁범죄다. 하마스는 인질들을 서둘러 석방하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군대를 물려야 한다. 국제사회는 더 이상 무고한 민간인 희생이 생기지 않도록, 확전이 되지 않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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