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간 가자지구서 3000여 명 희생
이스라엘, 병원 인근 또 공습 강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인해 지난 3주간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아동의 수가 전 세계 20여 개국 분쟁 지역에서 나온 연간 아동 사망자 수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은 2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보건당국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 7일 무력 충돌 발생 이후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서 최소 3324명의 어린이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년간 전 세계 20여개국의 분쟁지역에서 나온 연간 어린이 희생자 보다도 많은 수치다.
유엔의 ‘어린이와 무력분쟁’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우크라이나·시리아 등 24개국에서 총 2985명의 어린이가 사망했고, 2021년에는 2515명이 숨졌다. 2020년에는 22개국에서 2674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팔레스타인 지역 책임자 제이슨 리는 “휴전만이 그들(어린이)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서 “국제사회는 정치보다 사람을 우선시해야 한다. 매일 소모적인 논쟁으로 어린이들이 죽거나 다치고 있다. 어린이들은 항상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쟁으로 현재까지 가자지구에서는 80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 중 어린이가 40% 이상을 차지한다. 병원에 사망 기록이 없는 어린이 등의 수를 더하면 실제 사망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세이브더칠드런은 붕괴한 건물 등에 매몰된 것으로 보이는 어린이 실종자가 1000여명에 달하며 어린이 부상자도 6360명에 달해 가자지구 내 어린이 희생자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환자의 상당수가 어린아이인 상황에서 연료 부족으로 병원 운영이 완전히 중단되거나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될 경우에도 어린이 피해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알쿠드스 병원에는 어린이를 비롯해 중환자 등 수백 명의 환자들이 입원해 있으며, 알시파 병원에는 미숙아 100여명이 인큐베이터 치료를 받고 있다.
알쿠드스 병원장은 “병원에는 경찰도 없고, 군대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 이곳에는 집을 잃고 피난처를 찾는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있다”면서 “이스라엘은 알쿠드스 병원 주변의 모든 건물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 그들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환자들로 가득 찬 병원에서 그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대피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 세계는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인도주의적 재앙을 목격하고 있다”며 “안전하게 피할 데가 없는 2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생존에 필요한 식량과 물, 피난처, 의료서비스의 접근이 차단된 채 끊임없는 폭격에 노출돼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