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 중장년내일센터 ‘2023년 중장년 구직활동 실태조사’ 결과. 한경협 제공
중장년의 ‘주된 직장’ 퇴직 연령은 평균 50.5세이고, 비자발적 퇴직이 정년퇴직의 5.8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직장은 개인 경력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근무처를 뜻한다. 예를 들어 첫 직장을 2년 다니다 이직해 15년 근무한 곳이 있다면 두 번째 직장이 여기에 해당한다. 퇴직 후에는 대부분 재취업을 시도하지만 고용 형태가 불안정하고 임금 수준은 하락했다.
1일 한국경제인협회 중장년내일센터의 ‘2023년 중장년 구직활동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장년 구직자의 주된 직장 퇴직 연령은 평균 50.5세(남성 51.5세, 여성 49.3세)로 집계됐다. 주된 직장에서 근속기간은 평균 14년 5개월이었고, 50세 이전 퇴직하는 비율은 45.9%였다.
퇴직 사유로 정년퇴직 비율은 9.7%에 그쳤고, 권고사직·명예퇴직·정리해고 등 비자발적 퇴직 비율이 56.5%로 훨씬 높았다.
주된 직장에서 퇴직 후 “재취업 경험이 있다”고 답한 중장년은 66.8%였다. “재취업 후 임금이 낮아졌다”고 응답한 비율은 67.4%였고, 임금 수준은 주된 직장 대비 평균 62.7% 수준이었다. 재취업 이전 주된 직장에서 고용 형태는 정규직 비율이 74.5%로 조사됐으나 재취업 후에는 정규직 비율이 42.1%에 그쳤다.
이들은 구직 활동 시 어려운 점으로 나이를 중시하는 사회풍토(32.1%), 채용 수요 부족(17.0%), 경력 활용 가능한 일자리 없음(14.0%) 순으로 응답했다. 중장년 구직자가 재취업을 위해 “직업을 변경한 적이 있다”고 한 비율은 53.5%로 조사됐다. 직업을 변경한 이유로는 기존 직업으로 재취업이 어려워서(34.7%), 직업의 안정성을 찾기 위해(14.8%), 일과 삶의 조화 추구 (14.0%) 순이었다.
응답자들은 언제까지 경제 활동을 하기를 희망하는지에 관한 질문에 평균 68.9세까지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40대는 67.5세, 50대는 68.9세, 60대 이상은 70.8세까지 희망했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일하고 싶은 나이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협 중소기업협력센터 박철한 소장은 “경제는 어려워지고 평균 수명은 늘어나면서 경제적 이유로 노년에도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이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중장년층 특성에 맞는 근로계약 조건 등에 대해 개방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40세 이상 중장년 구직자 94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