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서울대 교수로 재직할 때 정부로부터 받았던 연구개발(R&D) 예산을 장관이 된 후에는 대폭 삭감했다는 지적이 13일 나왔다.

이종호 장관이 연구책임자 또는 참여자로 수행한 과기부 국비과제
강훈식 의원실 제공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 장관이 최근 10년간 과기부 R&D 과제로 121억원, 산업통상자원부 과제로 5억원의 연구비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서울대 공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26건의 과기부 국비 과제를 수행했다. 연도별로 보면, 매년 국비 과제를 평균 2~3건 동시에 수행했다. 건당으로는 4억6000만원 규모다.
하지만 이 장관 취임 후 그가 수행했던 연구 과제 예산은 삭감됐다. 내년 정부안에서 이 장관이 7년에 걸쳐 수행한 ‘나노·소재 기술개발’ 사업 예산은 처음으로 280억원 삭감됐다. 전년 대비 11.2% 감소한 것이다. 이 예산은 매년 증가세를 보여왔으나 이 장관 취임후 감소로 돌아섰다. 감소 규모도 장관이 매년 수행했던 평균 4.6억원 수준의 과제를 60개 정도 할 수 있는 정도다.
이 장관은 또 2020년부터 산자부 R&D 국비 과제인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 개발과제를 수행한 바 있다. 연구비는 5억9000만원이다. 이 사업 역시 올해 정부안에서 113억원, 전년 대비 15.4%가 감액됐다.
강 의원은 “서울대에서 수많은 정부 과제를 통해 대학원생들과 연구를 진행했으면서도, 정작 윤석열 정부의 장관이 되자 R&D 과제들이 카르텔이라며 연구비를 감액했다”며 “내가 하면 R&D, 네가 하면 카르텔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본인이 미래 과학인들과 함께했던 시절을 기억한다면, 자신이 더는 수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어린 과학자들에게 좌절감을 선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는 정확히 문제가 되는 R&D와 그렇지 않은 R&D를 하나하나 구분하여 심사에 임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