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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혼란 부른 ‘정부 행정망 먹통’ 사태, 문자 안내도 없었다

입력 2023.11.17 19:34

수정 2023.11.1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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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행정전산망이 마비된 17일 서울의 한 구청 종합민원실 내 민원인 창구에 네트워크 장애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문재원 기자

정부 행정전산망이 마비된 17일 서울의 한 구청 종합민원실 내 민원인 창구에 네트워크 장애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문재원 기자

정부 행정전산망이 17일 하루 종일 마비돼 전국 공공기관의 온·오프라인 민원서류 발급이 모두 중단됐다. 정부는 전산망 장애가 이른 오전에 발생했는데도 대처가 미흡해 관공서 업무 마감 시간인 오후 6시까지 일부 복구조차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전입 신고, 부동산 계약 등에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으려던 시민들이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그러나 정부는 피해가 재난급으로 커지는데도 그 흔한 안내문자 하나도 보내지 않았다. 발생부터 사후대처까지 안이하고 부실한 대응이 아닐 수 없다.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로 내세운 ‘세계 최고의 디지털 정부’가 이 모양인가.

발단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행정전산망 ‘새올’의 접속 오류에서 비롯됐다. 이 장애는 오전 8시40분에 발생했다. 관공서 출근시간 전부터 먹통이 된 것이다. 정부는 원인을 찾지 못하고 허둥대다 대전에 있는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네트워크 장비 문제로 파악하고 복구작업에 나섰지만, 신속히 정상화하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오후 2시쯤 정부 온라인 민원서비스인 ‘정부24’마저 먹통이 됐다. 행정복지센터의 오프라인 서류뿐 아니라 정부 포털의 온라인 서류 발급까지 막힌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 조치는 복구 시점 예고도 못한 채 “신속 복구”만 되뇐 게 전부였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뒤늦게 가용 인력·장비를 총동원해 신속히 복구를 완료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시민 불편은 이미 극에 달했다. 주민센터를 찾아갔다 허탕 친 시민들이 온라인 서류 발급도 받지 못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인감 증명이나 전입 신고, 취업지원서 제출, 해외 출국에 차질이 생긴 시민들이 속출했다. 인터넷 등기소도 막혔고 은행에서도 신분증 확인이 되지 않았다. 금요일에 사고가 난 탓에 긴급한 업무를 다음주로 미루게 된 시민들은 복구 즉시 토·일요일에도 주민센터를 열라며 정부의 무성의한 대처를 성토했다. 툭하면 긴급 문자를 남발하던 정부가 안내문자도 하지 않은 걸 따진 시민도 많았다.

국가정보시스템 서비스 장애로 대국민 민원서비스가 중단된 사태는 중대한 재난이다. 정보통신망이 마비되면 시민 실생활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다는 사실은 말할 나위 없다. 4세대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가 개통 첫날부터 먹통이 되며 교육현장에 혼란을 초래한 일이 불과 5개월 전이다.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도 오류가 지속되고 있다. 디지털 정부의 참담한 현실이다. 정부는 이번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부실 대처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 정부의 무능과 무사안일 탓에 정보기술 재난 피해를 키우는 사태는 다시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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