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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종섭 전 국방장관, 10일 넘도록 채모 상병 사망 경위 제대로 몰랐나

입력 2023.11.22 17:15

수정 2023.11.2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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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지난 9월12일 국무회의 시작 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이주호 교육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경향신문 김창길 기자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지난 9월12일 국무회의 시작 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이주호 교육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경향신문 김창길 기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민간 경찰에 이첩 보류를 지시하기 직전에야 사고 경위를 제대로 파악했다는 취지의 복수의 진술을 군 검찰이 확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방부 장관이 채 상병 사망 후 열흘이 지나서야 사고 경위를 제대로 파악했다는 게 복수의 진술 취지다.

22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해병대 수사단장이었던 박정훈 대령은 국방부검찰단(군 검찰)에 낸 서면진술서에 지난 7월30일 국방부 장관 집무실에서 이 전 장관에게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단장으로서 수사결과를 설명한 과정을 기재했다. 박 대령은 당시 오후 4시30분경부터 해병대 사령관, 국방부 장관, 대변인, 국방정책실장, 군사보좌관 등이 참석한 국방부 장관 집무실에서 수사 결과를 설명했다고 했다.

진술서에 따르면, 박 대령은 당시 수사결과를 설명하는 도중 이 전 장관이 “발목 높이 물에 들어가 땅이 꺼져 물에 빠진 것이 아니냐?”라고 질문했고, 자신은 “허리 아래까지 입수를 허용했고, 어떤 대원들은 가슴까지 물이 차올라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한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이 전 장관이 “그럼 내가 잘못 알고 있었네. (대통령실에) 허위보고를 했구나”라고 말했다고 한다. 박 대령의 진술서 내용대로라면 지난 7월19일 채 상병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 10일이 넘은 무렵까지도 이 전 장관은 사건 경위를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셈이 된다.

박 대령은 진술서에서 수사결과를 모두 설명들은 이 전 장관이 “(임성근 해병대 1) 사단장도 처벌받아야 하느냐”고 물었다고 했다. 이에 자신은 “수사결과 사단장의 과실이 확인됐고 수사권이 있는 경찰에 넘겨 수사를 해야 한다”고 답변했으며, 이 전 장관은 “알았다”고 답했다고 기재했다. 국방부 측은 이와 관련해 ‘장관이 사단장도 처벌받아야 하냐는 질문을 한 적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설명 자리에 참석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도 박 대령 진술서 내용과 유사한 진술을 군 검찰에 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사령관은 군 검찰에서 “장관님께서 ‘사령관이 잘못 보고했네’라고 저에게 말씀하셨다”며 “1사단에서 강둑 부분이 무너져서 물에 빠졌다고 보고를 받고 장관님에게 동일하게 보고했었기 때문에 제가 ‘예, 제가 잘못 보고드렸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령관이 사건 발생 무렵 1사단으로부터 ‘둑이 무너져서 물에 빠졌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고 이 전 장관에게 같은 내용의 보고를 했다는 것이다.

사건 발생 당시 최초 상황보고서에도 사건 경위는 ‘지반이 무너져 급류에 휩쓸렸다’는 식으로 기재됐지만, 해병대 수사단은 조사를 진행한 뒤 ‘물에서 수색 작전을 하다가 급류에 휩쓸렸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다만 김 사령관은 박 단장과 달리, 장관이 ‘허위보고’라는 단어를 사용한 적은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령 측은 이처럼 사건 경위에 대한 보고가 정정된 다음날인 7월31일 경찰에 사건 이첩을 보류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점, 그 무렵 이 전 장관이 임성근 1사단장을 다시 ‘정상 출근’하도록 지시한 점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박 대령은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외압으로 이첩 대상이 축소됐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국방부나 해병대 측은 신속히 사건 경위를 규명하려 했고 외압은 없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박 대령의 항명 사건 재판에서도 이 부분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병대 관계자는 이 전 장관이 사건 경위를 뒤늦게 파악한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사건 초기에 보고한 내용과 수사단의 조사를 거쳐 밝혀진 내용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에 장관에게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보고한 것이고 (중략) 조사가 진행되고 결론 내지는 사실관계에 근접하지 않은 상황에 중간에 계속 보고를 수정해서 드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사령관이 ‘둑이 무너져 물에 빠졌다’는 취지로 이 전 장관에게 보고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김 사령관이 그런 보고를 받거나 한 사실이 없다고 하고, (해병대 조사에서도) 둑이 무너졌다는 표현 자체도 없었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초기 보고 내용과 7월30일 보고 내용에 차이가 있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질의에 “관련해서 이미 국회에서 7번(에 걸쳐) 질의와 답변을 하며 사실도 다 이야기했다”면서 “더 이상 이야기할 게 없을 것 같다. 사실관계는 다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기 보고 내용 및 임 사단장 인사 조치와 관련한 추가 질의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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