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감독관에 폭언 논란 변호사 “선생님께 죄송…자녀 종료령 후 답안 작성 안 해”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던 지난 16일 서울 용산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시험 시작에 앞서 막바지 공부를 하고 있다. 2023.11.16. 조태형 기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자녀가 부정행위로 적발되자 수능감독관의 학교로 찾아가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유명 강사가 27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경찰공무원 시험 강사이자 변호사로 알려진 A씨는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 올린 입장문에서 “해당 선생님에게 죄송함 뿐이고, 합의가 되면 좋고 아니더라도 공탁을 통해 조금이나마 잘못을 뉘우치고 싶다”고 밝혔다.

서울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16일 수능을 보는 학생들을 감독하던 교사 B씨는 A씨의 자녀가 시험 종료 후에도 답안지를 작성하는 것을 목격하고 부정행위로 판단했다. 같은 고사실의 다른 감독관 2명의 판단도 같았다.

그러자 A씨는 지난 17일 감독관 B씨를 찾아가 “(나는) 변호사이며 우리 아이의 인생을 망가뜨렸으니 네 인생도 망가뜨려 주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지난 21일에는 A씨의 아내가 ‘B교사 파면’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B교사가 근무하는 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교육부·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4일 A씨 부부의 폭언과 1인 시위가 “수능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매우 잘못된 이의 제기 방법으로 명예훼손, 협박 등의 범죄행위로 보인다”라며 보호자를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A씨는 이날 입장문에서 “변호사 지위를 이용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며 “협박, 명예훼손은 과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고의와 과실을 구분해 설명하기 위해서 변호사를 말했으나, 교사가 놀라서 협박하는 것이냐 물었다”며 “자식 문제이므로 끝까지 다툴 수밖에 없다고 했던 부분이 와전된 것 같다”고 했다. 또 “과욕을 부렸고 선생님에게 걱정을 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1인 시위 부분이 제일 잘못했다”며 “(자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수능을 구제받기 위해 1인 시위를 30분 정도 했다”고 했다.

A씨는 그러면서도 “자녀가 종료령 후에 답안을 작성한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녀는)종료령 후에 필기구를 내려놓는 동작을 감독 교사가 오인해서 (손을) 쳤다는 진술”이라며 “3명이 합의했다고 해서 부정 행위자가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답안지를 육안으로 확인해도 선생님이 손을 쳐서 답안지 밖으로 옆으로 그은 자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확인이 어려우면 국과수에 의뢰해서 확인해보면 더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A씨는 “고발이 진행됐다 하니 성실히 조사받도록 하겠다”며 “부정행위만은 바로잡아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