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병대 사령관 “박정훈, 성역없이 수사했다 생각…명 어겼지만 다른 사정 혼재”

강연주 기자

지난 8월 군 검찰 출석해 진술

항명과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지난 9월8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항명과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지난 9월8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국방부 검찰단(군 검찰)에서 채모 상병 사망사건을 수사한 박정훈 대령에 대해 “자신의 명령을 어긴 것을 단순한 사실로 볼 것이 아니라 다른 사정들이 혼재해 있다는 점이 고려돼야 할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대령이 이첩 보류 지시에도 불구하고 임성근 해병1사단장 등 지휘관 8명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기재한 조사결과 보고서를 경찰에 이첩한 것을 단순히 항명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 사령관은 지난 8월 박 대령의 항명 사건을 수사하는 군 검찰에 출석해 이 같이 말했다. 김 사령관은 박 대령이 자신의 명령을 어겼다고 했다. 다만 박 대령의 조사 결과 자체를 놓고는 “(조사 결과를) 유가족들에게 2번을 설명했는데 (중략) 유가족들이 설명을 듣고 오해가 많이 풀렸고 조사에 대해 큰 이의가 없다고 말했다”며 “그래서 저도 피의자(박 대령)가 성역없이 정직하게 수사했다 생각했고 상급지휘관인 참모총장님과 장관님께 보고를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조사한 내용이 언론브리핑 되고 국회에 설명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중간에 그 계획이 변경되어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계획이 변경됐다는 것은 채 상병 조사기록에 대한 경찰 이첩 보류지시 등을, ‘이런 일’이란 박 대령의 조사기록 이첩 결정과 보직해임 처분 등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사령관은 “피의자(박 대령)가 해병대 사령관의 지시를 어긴 것은 명확하지만 이것을 단순한 사실로 볼 것이 아니라 다른 사정들이 혼재해있다는 점이 고려돼야 할 것 같다”며 “유가족과의 약속, 부하들에게 했던 말,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박 대령이)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김 사령관의 군 검찰 진술은 이첩 보류 당시 박 대령은 물론 상급자인 김 사령관도 수사 결과가 수긍할 만하다고 판단한 정황으로 보인다. 앞서 군인권센터는 박모 중수대장과 김 사령관이 지난 8월2일 나눈 통화 내용을 공개했는데, 당시 김 사령관은 “어차피 우리는 진실되게 했기 때문에 잘못된 건 없다” “이렇게 하다가 안 되면 나중에 내 지시사항을 위반한 것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사령관은 지난 10월2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리는 진실하게 했기 때문에 잘못된 것 없다’는 통화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김병주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수사단원들이 동요할까 봐 너희들이 한 것은 그것을 인정해준다는 부분”이라며 “순직 장병(채 상병) 사건과 이첩 보류 지시 위반은 명확하게 분리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군검찰에서 한 진술에 대해 김 사령관의 입장을 듣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Today`s HOT
애들레이드 사이클링에 참가한 선수들과 우승한 다니엘 헨겔드 프랑스의 해안선 후퇴를 막는 산림청과 어린이들의 노력 사람들의 인기를 끄는 상하이 EH216-S 헬리콥터 고베 대지진 30주년 된 일본, 희생자들을 기억하다.
모잠비크 다니엘 샤푸 대통령 취임식 100주년 파트너십 맺은 영국-우크라이나의 회담
산불 피해 학생들, 타 학교로 이동하다. 카불에서 열린 이스라엘-하마스 휴정 기념회
주간 청중의 날, 서커스 공연을 보는 교황 아르헨티나까지 이어진 겨울 산불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합의 기념과 희생자 추모식 이란-타지키스탄 공화국 대통령의 만남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