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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사망 강남 아파트, 이번엔 ‘과반 해고’ 추진

입력 2023.11.28 21:50

아파트 앞에 선 경비원들 28일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경비원들과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경비원 50% 감원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 3월, 70대 경비원이 관리소장의 갑질과 괴롭힘을 폭로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곳이다.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

아파트 앞에 선 경비원들 28일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경비원들과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경비원 50% 감원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 3월, 70대 경비원이 관리소장의 갑질과 괴롭힘을 폭로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곳이다.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

3월 ‘관리소장 갑질’ 사망 후
입대의서 두 달 전부터 강행
경비원들 “불법 인원 감축”
관리사무소 앞서 기자회견
주민들 “왜 이런 결정 하나”

관리소장의 ‘갑질’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지난 3월 숨진 경비원이 일하던 아파트가 이번에는 ‘경비원 절반 감축’에 나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경비원들과 일부 주민들은 “갑질에 목소리를 내온 경비원들에 대한 탄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 아파트 경비원들은 사건 이후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민주일반노조)에 가입해 관리소장 퇴출 및 진상 규명 등을 요구해온 터다.

경비원들과 민주일반노조는 2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A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서 ‘50% 경비노동자 감원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감원 시도는 불법적이며 경비원들의 합법적인 투쟁을 무력화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민주일반노조에 따르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는 현재 76명인 경비원 인력을 내년 2024년 1월부터 33명으로 감원할 방침이다. 입대의 측은 지난 9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경비 인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는데, 노조 측은 “실효가 없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불법적 인원 감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공동주택관리법과 아파트 관리규약에 따르면 경비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서는 ‘주민 투표’가 필요하다. 9월 설문 당시 설문지에도 ‘관리규약에 의한 주민 동의(조사)는 아니다’는 문구가 명시돼 있었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박현수 민주일반노조 조직부장은 “아파트 측은 10월 초부터 이 설문을 바탕으로 33명으로 감원하는 안으로 경비용역사 입찰을 진행했지만 세 차례의 파행을 겪었다”며 “최근 서울 강남구청 주택과에서 선정 지침 및 공동주택법관리법 위반으로 수정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와 만난 관리사무소 직원은 노조 측 주장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경비원 홍모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8개월간 투쟁을 계속해왔는데, 43명이 연말에 부당해고를 당하게 생겼다”며 “분리수거, 외곽청소, 주차관리, 택배관리 등을 절반의 인원으로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모든 피해는 주민들에게 돌아가리란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이날 기자와 만난 70대 경비원 B씨도 “우리가 가만히 앉아 있는 것 같지만 매일 출입구를 쓸고, 보이지 않는 데서 다 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소식에 불안하다. 다들 나이도 많고 여기서 나가면 무슨 일을 하겠나”라고 했다.

주민들은 경비원 감축안에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파트 주민 C씨(66)는 “사람이 죽었으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버티고 있다”며 “앞서 입대의 대표가 주민들 동의로 해임되기도 했다. 대표성 없는 사람들이 왜 결정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아파트 경비원 박모씨는 지난 3월14일 ‘관리소장의 갑질 때문에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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