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신형 무인헬기에 장착할 날개 시험
인제뉴어티보다 길이 늘어…회전 속도도 높아
화성에 보낼 새로운 무인헬기를 개발하기 위한 중요한 시험이 최근 성공했다. 새 무인헬기는 현재 화성에서 운영 중인 구형 무인헬기보다 날개의 회전 속도는 높이고, 길이는 늘려 비행 성능을 향상시켰다. 향후 화성에서 더 수준 높은 탐사를 가능하게 할 수단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새로운 화성 무인헬기에 장착할 날개에 대한 작동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시험은 미 캘리포니아주에 소재한 NASA 제트추진연구소 내 시설에서 지난 9월 이뤄졌다.
NASA가 시험 장면을 촬영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짧은 말뚝처럼 생긴 축 하나에 날개 한 쌍이 장착된 채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모습이 보인다. 헬리콥터처럼 수직 이착륙을 염두에 둔 비행체 날개의 전형적인 움직임이다.
이 동영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날개의 회전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이다. 일단 작동이 시작되자 날개 형상을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속 회전한다. 날개 재질은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탄소 섬유다.
이 동영상에 등장한 날개의 정체는 향후 화성에 파견될 차세대 무인헬기에 장착될 로터다. 시험 당시 회전 속도는 마하 0.95였다.
NASA는 공식 설명자료를 통해 “날개는 분당 최대 3500회까지 회전했다”며 “화성에 2021년 파견돼 현재 작동 중인 무인헬기 ‘인제뉴어티’ 날개보다 분당 750회 더 많이 돌아간다”고 밝혔다. 게다가 새로운 무인헬기의 날개 길이(1.3m)는 인제뉴어티 날개보다 10㎝ 더 길다.
날개 회전 속도와 길이는 화성 환경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화성의 대기 밀도는 지구의 1%에 불과하다. 날개를 휘저을 때 반응할 유체가 부족하다는 뜻인데, 이렇게 되면 물체가 공중으로 뜨는 힘, 즉 양력을 만들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최대한 큰 날개를 빠르게 회전시켜야 화성에서 잘 비행할 수 있다. NASA가 만든 새로운 무인헬기가 그런 조건에 인제뉴어티보다 더 다가간 셈이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지구 밖 천체의 하늘을 난 기체인 인제뉴어티는 지난 10월5일 비행 고도가 ‘무려 24m’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화성에 파견된 이래 가장 높이 날아올랐다.
같은 달 12일에는 시속 10㎞라는 최고 비행속도도 기록했다. 날개 성능이 향상된 새로운 무인헬기는 이보다 더 높이, 더 빠르게 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ASA는 “이번 작동 시험으로 인해 새로운 무인헬기는 가상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실제로 하늘을 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