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자존심 ‘아리안 6호’, 내년 6월 우주 향해 첫 발사

이정호 기자

1996년부터 총 117번 발사한 ‘아리안 5호’ 후속작

베가C 로켓과 일부 엔진 공유해 개발 비용 낮춰

재사용 기술은 미적용…스페이스X 우위 지속 가능성

아리안 6호가 지구 궤도를 향해 상승하는 상상도. 내년 6월 첫 발사 예정이다. 유럽우주국(ESA) 제공

아리안 6호가 지구 궤도를 향해 상승하는 상상도. 내년 6월 첫 발사 예정이다. 유럽우주국(ESA) 제공

유럽우주국(ESA)이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로 운송하는 용도 등으로 이용할 최신 대형 로켓 ‘아리안 6호’를 내년 6월 발사한다. 아리안 6호는 1996년부터 ESA가 운영 중인 아리안 5호를 개량한 모델이다. 세계 위성 발사 시장을 양분하는 아리안 로켓과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향후 어떤 경쟁을 펼칠지 주목된다.

미국 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 등은 3일(현지시간) ESA가 최신 대형 로켓인 아리안 6호를 내년 6월15일 첫 발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SA가 자체 개발한 아리안 6호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만든 위성 2기를 포함한 각종 소형 위성들이 실릴 예정이다.

아리안 6호는 1996년부터 ESA가 운영 중인 아리안 5호의 후속작이다. 아리안 5호는 올해 7월 마지막 발사까지 27년간 총 117번 우주로 떠났다. 이 가운데 112번 발사에 성공했다. 이 때문에 아리안 5호는 세계 발사체 시장에서 가장 안정적인 기체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로 최신 적외선 우주망원경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2021년 발사)’, 목성 위성 탐사선인 ‘주스(올해 발사)’ 등 중요한 화물을 우주로 쏘아 올렸다. 미세먼지 등을 관찰하는 한국의 환경관측위성 ‘천리안2B호(2020년 발사)’도 아리안 5호에 실려 우주로 날아올랐다.

하지만 운영을 시작한 지 30년이 다 되면서 ESA는 신형 발사체 개발에 주력해 왔다. 그 결과물이 아리안 6호다. 아리안 6호는 지난달 말 로켓 엔진을 지상에서 작동시키는 시험에도 성공해 실제 우주비행에 바짝 다가섰다.

높이 63m에 이르는 아리안 6호는 21.6t의 화물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다. 종전의 아리안 5호(20t)보다 운송 능력이 소폭 향상됐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팰컨9(22.8t)’과 대등한 수준이다. 누리호의 경우 지구 저궤도에 2~3t의 물체를 올릴 수 있다.

문제는 발사 비용이다. 지구 저궤도에 1㎏짜리 물체를 올리는 데 아리안 5호로는 8900달러(1160만원)가 든다. 하지만 팰컨9은 같은 로켓을 여러 번 쓰는 재사용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2700달러(350만원)면 충분하다. 3분의 1 비용이다.

팰컨9의 경우 동체 내부에 담은 연료를 모두 태우면 마치 자동차가 후진하듯 노즐을 지면으로 향한 채 하늘에서 서서히 하강한 뒤 지정된 장소에 안착한다. 반면 보통의 로켓은 연료를 소진한 뒤 그대로 바다에 버려진다. 1회용이라는 뜻이다.

아리안 6호에는 팰컨9 같은 재사용 기술은 들어가지 않았다. 다만 ESA가 만든 또 다른 로켓인 ‘베가C’와 일부 기술을 공유해 개발·운영 비용을 줄였다. ESA가 아리안 로켓 발사를 위해 운영하는 별도 기업인 아리안스페이스는 최근 설명자료를 통해 “베가C에 들어가는 특정 엔진이 아리안 6호에도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발사 비용을 줄이는 데에는 발사체를 재사용하는 것만큼 확실한 방안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ESA도 재사용 발사체인 ‘아리안 넥스트’라는 기체를 별도로 개발 중이다. 실용화 시기는 2030년대로 보고 있다. 당분간 세계 발사체 시장에서 팰컨9이 각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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