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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포착 성공’ vs ‘남성중심 출연 문제’···‘나 혼자 산다’ 10년

입력 2023.12.04 18:42

수정 2023.12.0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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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4일 열린 <나 혼자 산다>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MC 전현무(오른쪽), 허항 PD(왼쪽에서 네번째) 등 관계자들이 프로그램을 상징하는 윌슨 인형을 들고 있다.   MBC 제공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4일 열린 <나 혼자 산다>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MC 전현무(오른쪽), 허항 PD(왼쪽에서 네번째) 등 관계자들이 프로그램을 상징하는 윌슨 인형을 들고 있다. MBC 제공

‘나홀로족을 대표해 행복한 삶의 지침이 되기 위해 똘똘 뭉친 우리는 오늘도 외친다! 나 혼자 산다! 자알~!’

2013년 이런 구호와 함께 처음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가 10주년을 맞았다. <나 혼자 산다>는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의 형식으로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 10년간 셀 수 없이 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새로 만들어졌다 자취를 감췄지만, <나 혼자 산다>는 ‘관찰 예능’이라는 간단한 콘셉트로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강세를 보이는 시대에도 살아남았다. MBC는 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나 혼자 산다> 10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10년 장수 비결은?

‘1인가구 포착 성공’ vs ‘남성중심 출연 문제’···‘나 혼자 산다’ 10년

‘혼자서도 잘 사는 1인 가구’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나 혼자 산다>의 콘셉트는 변화하는 사회 트렌드를 잘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 혼자 산다>가 시작됐던 2013년 687만가구였던 1인 가구는 10년이 지난 지금은 거의 1000만가구(2022년 말 기준)에 육박하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그때만 해도 방송들에서 ‘혼자 사는 삶’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웠다. ‘왜 혼자 사느냐, 가족을 이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이라며 “<나 혼자 산다>는 1인 가구가 열심히, 보람차게 사는 모습을 공유했다. 그런 사회적 가치를 예능과 잘 부합하면서 10주년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초창기부터 출연 중인 전현무 역시 “초창기에는 혼자 사는 것을 ‘짠’하게 보는 느낌이 있었는데, 10년을 하다보니 대중들이 1인가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무대 위에서 화려한 모습만 보여줬던 배우, 가수들이 아침에 부스스한 얼굴로 일어나 그날 입을 옷을 고르고, 일이 없는 날은 소소한 취미생활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많은 대중의 공감을 얻었다. 오지 탐험이나 벌칙 게임 같은 ‘극적인 재미’ 대신 ‘일상의 재미’를 잘 포착했다는 것이다.

스타급 연예인들의 일상공개로 변화...출연진들은 남성 중심 비판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4일 열린 <나 혼자 산다>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출연진 전현무(오른쪽)와 기안84가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MBC 제공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4일 열린 <나 혼자 산다>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출연진 전현무(오른쪽)와 기안84가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MBC 제공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고 인기를 얻으면서 분위기가 처음과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도 있다. 육중완 밴드의 육중완 같은 ‘연예인 같지 않은 연예인’의 친근한 캐릭터를 발굴해 냈던 초창기와 달리 지금은 ‘누구나 한번쯤 궁금한’ 스타급 유명인들이 나와 자신의 일상을 공개한다.

다양한 싱글 라이프를 보여준다는 프로그램 취지와 달리 출연진부터 MC들까지 남성 중심이라는 지적도 있다. 프로그램의 첫 시작이 ‘혼자 사는 남자’들에 관한 내용이었던 탓도 있지만 지금까지 <나 혼자 산다>의 패널 구성은 대부분 남성 위주로 꾸려졌다. 현재 ‘무지개 클럽’에서 여성 고정 MC는 개그우먼 박나래뿐이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를 “<나 혼자 산다>에서 홍일점과 청일점을 동시에 맡고 있다”고 소개할 만큼 ‘남성화’된 콘셉트로 활동하고 있다. 2020년 웹툰 작가 기안84의 웹툰에 담긴 ‘여성 혐오’ 장면으로 프로그램 하차 청원이 있었을 때, 제작진이 별다른 해명 없이 기안84를 4주 만에 프로그램에 복귀시킨 것도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장면이다.

<나 혼자 산다>의 장면들. MBC 제공

<나 혼자 산다>의 장면들. MBC 제공

김 평론가는 “최근 여성 서사, 여성 캐릭터들이 대중문화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는데 <나 혼자 산다>는 오히려 역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여성 서사에 관해서는 혁신적인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혼자 산다>의 섭외 조건은 ‘지금 대한민국에서 어떤 일상을 살고 있는지 가장 궁금한 사람’이다. 10주년을 맞은 방송에는 앞으로 어떤 이들의 일상이 담길까. 허항 PD는 이날 연예인을 넘어 “다양한 직업군의 1인 가구”들을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학자, 음악가, 디자이너 등을 리스트업하고 있다. 직업군과 국적을 넓혀 뻗어나가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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