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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이낙연에게 만남 공식 제안 안 하는 이유는?

입력 2023.12.10 15:53

이 대표 측 “사퇴 요구면 어떻게 만나나”

배경엔 신당 움직임 파급력 약하단 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이낙연 전 대표에게 손을 내밀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표가 자신의 대표직 사퇴를 요구할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당의 분당은 가급적 막아야 하지만 내년 총선 불출마나 당 대표직 사퇴 결단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와 만날 뜻을 밝힌 지 닷새째인 10일 이 전 대표에게 공식 만남을 제안하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의 단합과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누구나 열어놓고 소통하고 대화하고 협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의 화합을 위해 이 전 대표와 만날 수 있다고 밝힌 셈이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지난 7일 “사진 한 장 찍고 단합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면 의미 없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와 만남이 성사된다면 대표직 사퇴를 요구받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한 통화에서 “이 대표와 이 전 대표가 만날 수도 있고 안 만날 수도 있다”며 “이 대표의 사퇴 요구를 전제로 만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만나려면 조건 없이 만나야 한다”며 “허심탄회하게 만나서 서로 생각하는 바를 얘기하고 그 속에서 합의 조건이 나오면 합의하고 합의하기 어려우면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에게 분당을 막기 위한 다른 조건을 제시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대표 측 한 관계자는 “이 전 대표에게 공동 선거대책위원장 등 공천에서 모종의 역할을 제안하기도 조심스럽다”며 “공천 짬짬이나 공천 나눠먹기용 만남으로 비친다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정풍운동을 지향하는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에 대해서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상민 의원 외 당 소속 의원들의 추가 탈당을 막고 싶지만 자신의 대표직 사퇴나 불출마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원칙과 상식의 이원욱 의원은 지난달 14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와 측근들이 먼저 (험지 출마나 불출마를) 선택해 준다면 언제든지 당이 가라는 데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 측은 원칙과 상식이 요구한 팬덤정치 결별 요구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원칙과 상식의 도덕성·당내 민주주의·비전 정치 회복 요구가 너무 추상적”이라며 “대표가 당원들의 자발적인 의사 표시를 어떻게 일일이 막나”라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은 지난 8일 MBC 라디오에서 “일주일 전쯤 이 대표가 전화로 ‘왓츠 롱’이라고 했다. 제가 듣기로는 ‘뭐가 문제라서 그렇게 시끄럽게 구냐’ 그런 거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이 같은 무대응의 배경에는 ‘이낙연 신당’이 창당되기 어렵고 된다해도 파급력이 약할 것이란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친이재명계 의원들은 연일 이 전 대표가 주도하는 신당 추진을 깎아내리고 있다. 김민석 의원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평초같은 제3세력론은 민주당의 길이 아니며, 위장된 경선불복일 뿐”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총선 코앞의 공천보장 요구 구태를 무어라 포장한들, 그 누가 원칙과 상식과 민주주의라 보겠는가”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 신당 창당 움직임을 공천권 보장 요구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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